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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말씨
차동엽 지음 / 교보문고(교재)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말의 힘을 우린 종종 무시하며 살곤 한다. 하지만, 말은 그 자체로 힘을 갖고 있다. 예전에 베스트셀러였던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이 바로 그러한 말의 힘에 대한 책이었다. 물을 얼리며, 각기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을 들려줄 때, 얼음 결정의 모습이 확연하게 다른 실험을 통해, 부정적 말은 얼음 결정마저 찌그러뜨리지만, 긍정적 말은 아름다운 얼음결정을 만든다는. 그만큼 언어는 힘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차동엽 신부의 『천금말씨』는 바로 그러한 말의 힘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말로 상대의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을 훔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말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지를 전해주고 있다.
차동엽 신부의 글은 이번에 처음으로 접했다. 게다가 책 제목 “천금말씨”의 느낌이 왠지 금자씨, 말자씨가 연상되어, 선뜻 마음이 꽂히는 책도 아니었다. 하지만, 글을 읽어가는 가운데, 차동엽 신부의 글이 참 달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책들도 찾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만큼 책 내용이 좋다.
저자의 주장처럼 말은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고, 그 사람의 미래를 열어주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우린 언제나 나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 말과 함께 긍정적 확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특히, 나의 힘겨운 삶, 질고의 삶 가운데 부정적 말은 도리어 내 삶을 더욱 힘겹게 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힘겨운 삶이라 할지라도, 앞이 꽉 막힌 듯 보이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긍정적 말을 통해 내 미래를 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긍정적 말이야말로 내 삶을 열어주는 하나의 씨앗, 천금 같은 말씨가 된다.
저자는 많은 예를 들어가며, 읽기 쉬운 언어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긍정적 말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러한 내용들을 읽어가며, 이 책의 내용이 어쩌면 자기계발 분야에 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밝은 미래를 열어주는 말씨,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다.
게다가 저자는 상대의 마음을 빼앗기 위한 기술(?)로는 마음 줄, 스위트 스팟과 같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멋진 말발이 필요하며, 이러한 언어를 갖기 위한 훈련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칭찬이나 호칭 등의 추임말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얻게 되며, 스킨십, 바디 랭귀지, 유머, 감사의 말 등은 상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줌으로 마음의 다리 잇기에 유용함을 알려준다. 이처럼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말의 기술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유익함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긍정적 말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수많은 생명을 빼앗는 독재자가 있다. 그 정권은 끊임없이 백성들을 착취하며, 부정부패가 넘쳐난다. 이러한 독재정권으로 인해, 민중들은 날마다 신음한다. 이 가운데서도, 민중들은 자신의 삶을 향해서는 반드시 긍정적 말을 언제나 심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독재정권을 향해서는 어떠해야 할까? 그들을 향해서도 긍정적 말을 써야 하나? 아니다. 그들을 향해서는 부정적 말을 쓰는 것, 비판의 말을 토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참 긍정의 말씨가 될 수 있다. 저자의 글에서는 이 부분이 없다. 그리고 왠지 이 부분에서도 긍정적 말씨를 사용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느끼게 된다. 아니다. 때로는 비판의 말, 비난의 말이 참 긍정의 말씨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 거짓말의 힘을 통해, 말의 힘을 변증한다. 히틀러 정권이 1200만이나 되는 유대인들을 별 양심의 가책 없이, 죽일 수 있었던 것은 전쟁이라는 특수성 때문만이 아니라, 히틀러 정권이 행한 거짓말로 인해, 점차 유대인들을 향해 실제로 적개심을 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미디어가 갖는 힘이다. 그래서 이런 거짓말에는 언제나 즉각 해명과 대처가 있어야 함을 말한다.
그렇다. 말의 힘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말의 힘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때, 거짓 말씨들이 더욱 심어지고, 키워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말의 힘을 무시할 때, 결국 가진 자들의 지배 이데올로기 앞에 영원히 종속될 수도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이 부분이 빠진 긍정적 말씨는 또 하나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이용되어지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기에 참 좋은 책임에는 분명하다. 이 책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