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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가출 실록 - 한글이 사라진 날의 기록 ㅣ 쌈지떡 문고 5
고수산나 지음, 최현묵 그림 / 스푼북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종대왕 가출 실록』은 제대로 말하면, “충녕대군 가출 실록”이다. 아버지 태종으로부터 조선의 4번째 왕으로 등극하게 될 예정인 충녕대군. 그는 왕이 되기 싫어 궁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미래(2200년)의 정보 연구소에서 이를 알고, 타임머신을 통해, 한 소년을 과거로 보내, 충녕대군을 만나게 한다. 충녕대군이 왕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자부심인 한글이 만들어지지 않게 되기에. 충녕의 가출은 한글의 사라짐을 의미하기에...
이에 충녕을 설득하여 그가 왕위에 오르게 할 사명을 받은 한얼이는 충년대군이 궁을 떠나는 시점, 그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과연 한얼이는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을까?
『세종대왕 가출 실록』의 초점은 사실 충녕의 가출에 있지 않다. 세종 그가 만든 한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글을 실용화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집현전 학자들이 수고했는지, 한글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풍성해 졌는지, 한글을 지켜내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걸고, 목숨을 걸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한글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또 어떤 위기 앞에 놓여 있는지도.
오늘 우리는 한글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한글날이 다시 법정공휴일이 되었지만, 그토록 위대한 유산인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이 법정공휴일에서 퇴출되었던 것 자체가 한글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반증하고 있지 않을까?
또한 이처럼 위대한 문화유산인 한글이 우리의 것임에도, 우리는 여전히 신 사대주의에 빠져있진 않은가? 왠지 영어를 섞어 말하면 유식해 보이고, 외래어 상호를 달아야 장사가 잘 되는 세태. 심지어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자는 말까지 설왕설래 하였을 정도니. 물론 세계화를 위해 영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영어 무용론을 말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왜, 우리는 작가의 이야기 속 내용처럼 한글이 세계 공용어로 자리매김할 꿈은 꾸지 못할까? 아무리 세계인들이 한글의 뛰어남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한글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충녕이 가출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한글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책들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이 더욱 한글을 사랑하는 놀라운 일들이 펼쳐지게 되길 소망한다.
아울러 세종대왕이 그랬던 것처럼 백성들의 눈물을 먼저 생각하고,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가 이 땅에 다시 세워질 수 있길 갈망한다. 요즘, 영화 명량이 인기를 끄는 것은 결국 이러한 지도자의 부재에 있지 않을까?
[ 스푼북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