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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히코리와 친구들 - 1947년 뉴베리 상 수상작 ㅣ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0
캐롤린 셔윈 베일리 지음, 원지인 옮김, 원유미 그림 / 보물창고 / 2014년 8월
평점 :
『미스 히코리와 친구들』은 1947년 ‘뉴베리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아동청소년문학의 고전이다. ‘뉴베리 상’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으로 재미교포인 린다 수 박이 『사금파리 한 조각』이란 작품으로 2002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아동문학의 권위 있는 상이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미스 히코리와 친구들』은 검증된 작품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스 히코리와 친구들』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잔잔하다. 친환경적인 분위기이다. 마치 애니메이션 에픽을 연상시킬 그런 모습이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풍경을 그려볼 때, 비로소 이 이야기의 감동은 살아나게 될 것이다.
미스 히코리는 머리는 히코리 열매로 되어 있고, 몸은 사과나무 가지로 되어 있는 인형으로서 그가 있던 가정이 겨울 동안 도시로 나감으로 홀로 야생에서 적응해야만 한다. 미스 히코리는 사실 야생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온갖 지저분함이 가득하고, 자신을 위협하는 동물들로 득실거리는 공간이 야생이다.
기억력이 형편없는 청설모 스쿼럴은 히코리 열매를 머리로 달고 다니는 히코리의 이웃이자, 언제나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위협자이다. 결국 이야기의 마지막에 가서는 스쿼럴이 히코리의 머리 열매를 먹어치운다.
까마귀 크로우는 히코리에게 빈 둥지를 소개해 줄 정도로 히코리와는 친밀한 관계이다. 하지만, 그 역시 히코리에겐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사실 머리가 히코리 열매인 히코리에게는 송아지도, 사슴도, 마멋도 모두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위협적인 야생의 상태에서 히코리는 어떻게 견뎌낼까?
아무튼 히코리에게 위협적 존재들인 그들을 과연, 『미스 히코리와 친구들』, 즉 히코리의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모습도 상징적으로 우리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경제적 유익을 좇아 살아가는 산업화 시대에서는 영원한 우군도, 영원한 친구도 존재치 않는다는. 자신의 유익 앞에서는 결국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힐 수밖에 없는 관계라는.
인형 히코리는 문명과 산업 기술의 발달로 편리함을 쫓는 산업화 시대의 인간을 상징한다. 잘 차려진 살림을 동경하는 히코리는 다름 아닌 산업화 시대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러한 인간은 의심이 많다. 그래서 마땅히 누릴 축복마저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이다. 이를 히코리의 교만하고, 자만한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의 헛간에서의 기적을 스쿼럴은 알려주며, 그 자리로 초대하지만, 히코리는 남을 믿지 못한다.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래서 그 기적의 자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헛간 고양이 미스터 T. 윌라드-브라운이 초대한 암소가 약을 먹는 흥미로운 자리 역시, 놓치고 만다.
이는 산업화시대의 인간들이 경제적 실리만을 쫓다가, 인생의 흥미로운 순간들도 놓치고, 헛간의 아기 예수로 상징되는 크리스마스의 기적, 즉 신앙적 부분도 놓치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모습, 그리고 이웃을 쉽게 믿지 못하고 마음을 닫아 걸어버리는 우리들의 모습을 고발하고자 함은 아니었을까?
히코리는 마지막엔 결국 오래된 사과나무 꼭대기에 접붙임으로 자신의 영원한 안식처를 얻게 되고, 수많은 꽃을 피우게 된다. 이는 결국 산업화 시대로 인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훼손되고 있는데, 바로 그 자연이야말로 참 대안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오늘 우리 역시 편리함을 쫓아 살아감으로 많은 자연의 재앙을 불러내고 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갈 참 자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을 잘 보존하고, 가꿔감으로 꽃을 피우는 것임을 깨닫게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