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틀 스타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
배명훈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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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틀 스타일』은 중편소설이다. 책 한권 분량으로는 꽤 짧은 분량인 120페이지 가량이다. 그렇기에 일단 읽는데 부담이 없다. 그리고 내용 역시 상당히 재미나 금세 읽고 만다.

 

세계를 정복할 야욕을 품고, 가마틀이라는 로봇을 제작한 박사. 그 로봇들과의 전투에서 로봇들은 모두 제거되지만, 한 로봇이 사라졌음을 알고 추적하는 과정을 소설은 그려나간다. 그리고 이 추적 과정은 가마틀 로봇에게는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가마틀 로봇의 오른팔에는 무시무시한 고성능 살상용 레이저가 무기가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잠적한 가마틀 로봇, 그에게는 부품이 배달되는 가운데 실수로 여성들의 얼굴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성형용 레이저가 장착된 것. 바로 이 웃지 못 할 실수에서부터 가마틀 로봇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저자는 로봇과 기계를 다르게 생각한다. 로봇과 기계의 차이는 마음이다. 기계는 마음이 없지만, 로봇은 마음이 있다. 그렇기에 로봇은 더 나아가 정신을 소유하게 된다. 이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그리고 마음을 가지고 있는 로봇이기에 일탈을 꿈꿀 수 있다.

 

하지만, 『가마틀 스타일』에서의 가마틀 로봇은 일탈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참 자아를 찾아가는 것일 뿐. 만약 살상용 레이저가 장착되어져 있고, 공격적 마음만이 입력되어 있는데도 비공격적 성향으로 돌아선다면, 일탈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이 가마틀 로봇의 오른팔에는 공격적 성향이라곤 전혀 없는, 아니 오히려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성형용 레이저가 장착되어 있다. 물론, 그 마음은 공격적 성향이 입력되어 있지만. 하지만, 마음은 움직이게 마련 아닌가. 특히, 자신의 본질을 찾아서 말이다.

 

이처럼 『가마틀 스타일』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한 로봇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중편소설이라는 한계 때문일까? 왠지 짜임새가 헐겁다는 기분. 뭔가 짜임새 있게 일탈한 가마틀 로봇을 추격하는 듯싶었는데, 뿐 아니라 마음이 존재하는 로봇이기에(저자의 관점) 로봇의 심리변화에 대한 묘사를 기대하게 되는데, 그저 단순한 실수로 인해 성형용 레이저 팔이 장착되어졌다는 부분에서는 허탈감마저 느끼게 한다.

 

아울러 마지막 부분, 은수와 민소가 신혼여행을 떠나는 부분은 연애소설의 해피엔딩 분위기마저 느끼게 함으로 이 소설의 정체가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그럼에도 짧은 내용, 흥미로운 전개, 유쾌한 결말(물론 조금은 허망하기도 하지만)은 이 소설의 매력적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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