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피어난 꿈 - 전주 한지 이야기 한국의 재발견 1
한영미 지음, 강화경 그림 / 개암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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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제공도서 서평

 

『한지에 피어난 꿈』은 한국의 재발견 첫 번째 이야기로 한지를 소재로 삼은 동화이다. 이 책은 동화를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재발견을 촉구한다. 편리함과 효율성에 밀려, 점차 그 맥을 잃어가는 세대 속에서도 여전히 옛 방식 그대로, 옛 문화를 잇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10년을 살았던 전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특별한 관심이 가는 책이기도 하다.

 

100번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고 해서, 백지(百紙)라고 불리는 한지. 그토록 힘겨운 작업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에 대한 보상이 없는 일이기에, 이젠 다른 일을 찾아 나선 아버지와 평생을 딱내를 맡으며 살며, 한지 만드는 일에 대한 애정을 끊을 수 없는 할아버지 간의 갈등과 화해를 이 책은 이야기한다. 결국엔 할아버지의 뒤를 잇게 되는 아버지, 그 일로 인해 흩어졌던 가정이 다시 모임으로 온전한 가족공동체의 회복을 누리게 됨도 우리에게 보여준다. 물론 주인공 지호라는 아이의 눈길을 통해서.

 

또한 이 이야기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옛 전통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주인 지호와 지호의 동생 창식, 이들의 손엔 언제나 스마트폰이 들려져 있다. 하지만, 그 스마트폰의 부정적 사용이 아닌, 긍정적 사용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을 통해, 할아버지의 한지 작업을 올리게 되고, 이 일이 또 많은 이들로 하여금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

 

지호는 SNS에 글을 올렸을 때, 누군가 알아주면 힘이 난다. 이것은 지호만이 아니다.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분들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가 그분들의 숨겨진 노력과 땀방울, 그분들의 아픔과 애환까지 알아줄 때, 그분들 역시 힘이 나서 비록 힘겨운 작업일지라도 기쁨으로 해내지 않을까? 이렇게 누군가 알아주고, 또 힘을 내서 그 일을 해나갈 때, 우리 문화의 뛰어남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야기 속에서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강씨 할아버지의 방해공작이다. 이 일을 통해, 찾아온 위기 앞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한지 작업을 행함으로, 도리어 위기는 마을공동체의 회복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한지에 피어난 꿈』은 단순히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것만이 아닌, 가족공동체, 마을공동체의 회복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또한 신구 문화의 조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단지, 대단히 어색한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이 글에서 사용되어지는 사투리. 이야기의 시점이 현대이다. 현대 전주에서는 이야기 속의 사투리를 사용하는 분들은 없다. 아무리 나이 드신 어른들이라 할지라도. 게다가 그 사투리는 전주 사투리라기보다는 남도 사투리이다. 같은 호남이라 할지라도 전주 사투리와 남도 사투리는 많이 다르다. 마치 경상도 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가 다른 것만큼. 뿐 아니라, 저자가 사용하는 전주 사투리 속에는 전남 사투리만이 아닌, 경상도 사투리까지 사용된다. 유독 많이 사용되는 ‘강생이’라는 단어가 그것이다. ‘강생이’란 단어에 대해 국어사전은 “강아지의 경상도, 제주도 방언”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돌아봄을 촉구하는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저자의 작은 실수들이 감동을 반감시킨다.

 

이 책은 자라나는 세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교육의 효과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 그렇기에 이런 작은 실수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잘못된 가르침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보다 더 특정 지역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한 창작활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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