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는 인생의 교훈
조디 카마이클 지음, 새라 애컬리 그림, 박진희 옮김 / 생각의집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주인공 코너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이 병은 다른 사람과 다른 특이한 화법을 사용하게 한단다. 그리고 몇몇 소수의 대상에만 관심을 갖게 한단다. 코너는 공룡, 개, 그리고 수학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 분야에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코너는 학교에서 말썽쟁이로 오해되곤 한다. 왜냐하면 코너는 조심성이 없어 친구들의 작품을 발로 밟아 망가뜨리기도 하고, 볼링 핀으로 친구의 머리를 때리기도 한다. 혼자 제자리 돌기를 하여 토할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하고, 식당에선 스스로 자신에게 스파게티 세례를 행하기도 한다. 또 도서관에서는 큰소리로 말하기도 하며, 친구 제인을 밀쳐내고 제인이 앉아 있던 의자를 빼앗기도 한다.

이런 행동들로 인해 코너에겐 친구가 없다. 코너가 좋아하는 수학에서도 코너는 홀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홀수들은 누군가 하나는 짝이 없게 되기 때문. 코너가 바로 그 홀수다.

그러나 코너의 모든 행동들에는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이 이해하지 못하는 코너만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스파게티를 머리에 부었던 것은 그 모습에 친구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갖기 때문이었으며, 친구들의 작품을 발로 밟았던 건 도마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급히 선생님께 알리기 위해 달려가는 데, 마침 그 길목에 작품이 있었을 뿐이다. 볼링 핀으로 친구의 머리를 때린 것은 친구와 이야기하는 가운데, 갑자기 친구의 머리와 볼링핀이 만나면 어떤 소리를 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친구를 밀쳐낸 것은 코너가 좋아하는 개백과 사전2가 새로 나왔는데, 손이 닿지 않아, 발판 의자가 필요했는데, 제인이 발판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자리돌기를 했던 건, 얼마나 돌아야 토하게 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코너의 모든 행동에는 이처럼 다 이유가 있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이 이유를 알려하지 않고, 또 안다할지라도 이해되지 않을 뿐. 우리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나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나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나의 방식만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코너가 홀수가 아닌 짝수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땅의 어느 누구도 홀수가 되어 외로움에 힘겨워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과연 코너는 짝수가 될 수 있을까?

마침 학교에 찾아와 소란을 떨었던 떠돌이(?) 개 챨리로 인해 코너는 학교의 스타가 된다. 코너는 개에 대해선 다 알고 있거든. 이 사건으로 학생들은 코너를 향해 마음을 열게 된다. 드디어 짝수가 되는 순간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친구들, 나와 생각이 다르고, 표현방식이 다른 친구라 할지라도, 때론 이해되지 않는 친구라 할지라도, 모두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이해할 수 있으며, 친구가 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코너와 같은 친구는 없나? 우리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연습을 하면 어떨까?

이처럼, 이 책은 코너의 독특한 행동, 독특한 사고, 독특한 표현방식을 통해, 내 곁의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도록 이끈다. 결국 이 땅의 모든 이들이 홀수가 되어 외로움에 사무치기보다는 짝수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을 조용히 촉구한다. 참 따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이야기만 예쁜 것이 아니라, 그림도 예쁘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나와 다른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오타가 몇 군데 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꼼꼼히 작업을 해 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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