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 안에 또다른 미미 문원아이 18
소중애 지음, 장지선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미미는 고아입니다. 어렸을 때, 자신을 주어온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도 미미도 눈에 질병이 있습니다. 미미는 이 눈의 질병 때문에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합니다. 이로 인해 쉽게 오해를 사게 되고, 버릇없는 아이로 낙인찍히기도 합니다.

 

 

미미는 바보가 아닙니다. 미미의 마음속엔 똑똑한 미미가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똑똑함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미미는 바보로 인식됩니다.

 

 

미미는 항상 배가 고픕니다. 어쩌면 사랑이 고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미미에게 도움을 주는 아이가 있네요. 바로 수연이라는 아이인데, 최고 부자인 독고안과 외동딸이랍니다. 그런데, 이 수연이가 미미를 돌봐주는 것, 사실 진심은 아닙니다. 그저 자기만족이랍니다. 부잣집 아이가 가난하고, 어리숙한 아이를 돌봐줌으로 사람들에게 칭찬받게 됨을 즐기는 겁니다. 비록 꼬마 아이이지만, 이런 모습, 오늘 우리 주위에 적지 않습니다. 참 사랑을 실천하기보다는 자기만족을 위한 사랑의 겉 행위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어리숙한 미미 안에 담긴 또 다른 미미를 통해, 이런 모습도 우리에게 고발하고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또 하나의 중요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선생님들입니다. 특히 4반 선생님은 미미를 괴롭히며 즐거워합니다. 선생님은 지식을 가르치는 기술자가 아닙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영혼까지 책임질 줄 아는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선생님은 인격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네요. 이 동화를 쓴 소중애 선생님 역시 오랜 세월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의 손끝에서 자기반성이 나오고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인격적 스승을 만나는 축복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바보 같은 미미는 끝내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립니다. 부잣집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가난한 할머니의 품을 찾아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미미는 결코 바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사랑임을 미미는 알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미미 안에 또 다른 미미』의 모습이며, 오늘 우리들이 찾아야 할 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만 더 생각해본다면, 이야기 가운데 나오는 개복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말이 늦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선생님들에게 미미와 함께 바보로 불리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이 둘이 함께 뭉칠 때, 행동력이 생깁니다. 작은이들의 연대가 소중함을 암시하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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