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사계절 아동문고 85
윤혜숙 글, 오윤화 그림 / 사계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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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인구 100만 시대를 지나, 어느덧 120만 명이 넘어선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6.2%가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스스로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다문화 가정을 향해서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문화가족의 자녀들 가운데는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적지 않고, 이렇게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 중 첫 번째는 ‘친구나 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으로 23.8%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전히 우리의 마음이 그들을 향해 닫혀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기에 우리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태어난 곳이 한국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리고 우리와 조상이 다르다 할지라도, 그들은 이미 우리들의 아내, 며느리이며, 남편, 사위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쩌면 우리와 피부색이 다르다 할지라도, 이미 우리들의 아들 딸들이며, 우리들의 손주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그들이 우리와 ‘함께’ ‘이 곳’에서 살아가면서도, 우리와 하나 되지 못하여, 여전히 ‘밖’에 존재하는 이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그들을 온전히 용납함으로 우리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우리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뿐 아니라, 이제는 ‘누가 토종인가?’라는 어리석은 질문도 그쳐야 합니다. 어느 누가 자신들의 먼 할아버지, 할머니 가운데 외국 땅에서 건너온 분이 없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이 책은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오늘 겪는 과도기적 문제들에 대해 인도 김씨 2대손인 김수로의 시각에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김수로라기보다는 그의 아버지, 인도 김씨의 시조인 김하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종’ 인도사람임에도 본인 스스로 ‘순종’ 한국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위풍당당하게 살아가는 김하산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인도 김씨의 창시자 김하산 씨는 인도 사람으로 태어나 자랐지만, 머나먼 타향 땅에서 살아가며, 위축되지 않고 인도 사람이 아닌 참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그의 한옥건축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모습을 통해, 토종임을 자랑하면서도 도리어 토종문화에 대한 관심은커녕 한국문화를 배격하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해보게 됩니다.

 

참 한국인이 누구일까요?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며, 한국인이라는 자각과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라면, 피부색의 차이를 떠나 모두 참 한국인이 아닐까요?

아랍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내 피부색보다 내 미덕이 무엇인지 물어다오.”

그렇습니다. 우리 이제는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완고한 모습의 할아버지가 말미에 가서는 인도사위 김하산을 용납하고 후계자로 삼는 모습을 통해, 이 책은 이 땅의 수많은 김하산, 김수로가 용납되어지는 세상을 우리로 하여금 꿈꾸게 합니다. 특히, 할아버지는 고집스러운 전통문화의 장인이자 대목입니다. 이처럼 전통의 대표 리더인 할아버지의 변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완고한 편견이 깨어짐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요?

 

이 땅의 수많은 김하산, 김수로가 이제는 더 이상 ‘밖’에 소외되는 사회가 아닌, 이제는 우리 모두 ‘안’에서 ‘하나’되는 성숙한 한국사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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