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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 봄이 ㅣ 그림책은 내 친구 37
이호백 글, 정경진 그림 / 논장 / 2014년 3월
평점 :
봄이는 고양이입니다.
하루하루가 나른하고 지루하기까지 한 고양이입니다.
봄이는 나른함을 달래기 위해 두루마리 화장지로 장난을 하기도 합니다.
봄이는 참 한심한 녀석입니다.
그 한심한 녀석이 하품을 연발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 하품하는 모습 속에서 또 다른 봄이를 발견합니다.
숨겨졌던 날카로운 발톱이 드러납니다.
뾰족한 이빨들도 눈에 띕니다.
여기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아이의 것이 됩니다.
그 모습이 마치 호랑이와 같다는 겁니다.
어쩌면 봄이는 고양이로 위장된 호랑이 일지 모릅니다.
저 나른함은 자신의 호전성을 감추기 위한 위장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저 눈은 부엉이의 것을 닮지 않았나요?
하늘을 누비는 부엉이처럼 봄이 역시 언젠가 자신의 나래를 펼칠 날이 올지 모릅니다.
그날이 오면, 봄이의 나라에선 온통 별들이 가득한 별별 슈퍼마켓이 열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봄이는 여전히 나른합니다.
그저 생선 한 조각이면 삶을 다 가진듯한 나른한 고양이 봄이의 모습 속에서 오늘 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나 역시 내게 주어진 날카로운 야성을 개발하기보다는 묻어두고 살진 않은가요?
내가 날아갈 수 있는 별별 가득한 세상이 있음에도 여전히 생선 한 조각에 만족하고 있진 않은가요?
무엇이 좋을지 고민해 봅니다.
별별 가득한 세상이 좋을지, 현실의 나른함이 좋을지...
우리 아이들의 세상은 나른한 현실보다는 별별 가득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