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부엉이 - 우리는 친구
한나 요한젠 지음, 케티 벤트 그림, 임정희 옮김 / 꿈터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가치관, 나와 다른 생활습관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용납하지 않으려는 모습마저 보인다. 이는 성숙치 못한 모습이다.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하는 건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는 오만함이다. 또 어떤 이들은 나와 ‘다름’을 용납하지 못하고, 도리어 그 ‘틀림(?)’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사명이라 착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나와 ‘다름’을 용납지 못하고, 오직 하나의 소리, 하나의 언어만을 강요하는 사회야말로 바벨탑을 쌓아가는 어리석은 모습임을 생각해본다.

“오리와 부엉이”는 우리 딸 아이(32개월)에게 읽어주기에는 아직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판화로 찍은 듯한 느낌의 그림은 딸 아이가 관심을 기울이기에 충분하다. 글을 읽어줄 때, 딸 아이는 아직 내용을 이해하진 못하지만, 독특한 분위기의 그림에 관심을 기울이며 전혀 지루해하지 않는다.

오리와 부엉이는 서로 살아가는 삶의 패턴이 완전히 다르다. 그렇기에 처음엔 서로의 모습을 보며, 잘못되었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점차 자신만의 세상이 옳은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상대의 다름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

비록 아직 그 내용을 이해하진 못한다 할지라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자 애쓰는 오리와 부엉이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네 아이들이 자란다면, 이 아이들이 성장하여 이 세상을 이끌어갈 때, 우리네 사회가 더욱 살맛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이제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서도 우리 민족이 단일민족이라는 내용이 빠졌다고 한다. 그만큼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려져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이러한 때,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오리와 부엉이의 모습을 우리네 아이들이 배우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의 아이들이 읽는다면 좋겠다. 분명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리라 여겨진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길 바란다. 나와 ‘다름’도 인정하고 용납하는 세상, 서로 ‘다름’에도 서로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