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장지오노 지음,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기적이란 무엇인가? 어떤 특별한 힘을 가진 사람의 의지에 의해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고, 앉은뱅이가 일어나며, 소경이 보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15층 건물에서 뛰어내렸는데 멀쩡히 살아나는 것일까? 물론 이러한 것들을 기적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잔잔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기적이 여기 있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주인공 ‘부피에’의 말없는 노력으로 죽음의 공간이 생명의 영역으로 바뀌어 감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처럼 자신의 이익에만 매달리고 다른 생명에는 무관심한 문명의 위기에 진정한 문명의 영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부피에’는 이미 생명력을 잃어버려 메마른 광야에서 매일매일 하나 하나의 씨앗을 심어감으로 메마른 땅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한 사람의 말없는 행동함으로 먼지만 날리던 골짜기에선 다시 맑은 물이 흐르고, 말라버린 샘에선 생수가 솟아난다. 또한 생기를 느낄 수 없는 황량한 흙먼지만이 몰아치던 광야가 신선하고 싱그러움이 넘쳐나는 동산으로 변해간다.

그로 인해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며 미래가 없던 질식할 것 같은 분위기의 사르러져 가던 마을은 생기가 넘치고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미래의 희망을 공유하고 나누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바뀌어간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단 한사람의 말없는 행동함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주인공 ‘부피에’의 이런 모든 행동함은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닌 이 땅의 생명력 회복을 지향하기에 그의 인격됨은 더욱 두드러진다. 철저한 이타적인 사랑과 행동함으로 인한 생명의 회복.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기적이 아닐까?

기적이 잊혀져 가는 문명의 시기이기에, 또한 타인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안위함만을 목표하는 현대사회이기에, 이러한 기적을 그리고 있는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읽을 때마다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나태해져 가는 나를 반성하게 하며, 움켜쥐기 위해 바둥거리는 우리네 삶을 부끄럽게 한다. 아울러 작은 힘이나마 이 땅의 회복을 위해 행동하기를 결단케 한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이 글은 읽는 사람들에게 긴 감동과 자기반성을 촉구하는 끝없는 생명력을 가진 글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생명의 나무를 심어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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