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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복음 - 그들의 삶과 철학
E. T. 시튼 지음, 김원중 옮김 / 두레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문명국가라고 하면 흔히 '선진국'이라 지칭되는 국가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미개국가라 하면 아메리카의 인디언이나, 아프리카의 흑인들, 그리고 제3세계국가의 가난한 사람들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시튼이 쓴 '인디언의 복음'이라는 책이다. 시튼은 '동물기'로 유명한 학자로 '작은 인디언의 숲'이란 유명한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시튼의 '인디언의 복음'을 읽어 가면 자연스럽게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가게 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최대 문명국가이고, 풍요의 나라이며, 꿈의 국가라는 미국. 이 나라는 인디언들의 피 위에 세워진 나라이며, 또한 모든 제3세계 국가들의 눈물과 착취 위에 운영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말이다.
인디언들에게 있어, '내가 동족들에게 얼마나 많은 봉사를 했는가?'하는 것이 그들의 성공 척도라 한다. 과연 우리들에게 있어 성공 척도는 무엇인가? 선진국을 좋아하며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 온 국민들을 세뇌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성공 척도는 분명 다른 이들 위에 내가 우뚝 서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학교교육에서 공공연하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며, 또한 사회 전반에서 강요당하고 있는 진리(?)이다.
다른 사람 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위에 선다는 것은 분명 그 밑에서 희생당하는 자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국가가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그 선진국을 선진국 되게 하기 위한 무수히 많은 후진국들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꿈의 국가라는 미명으로 포장되어 있는 미국이란 나라의 진실이다. 그들의 풍요는 분명 수많은 생명들의 억압과 착취가 있어야만 유지될 수 있는 것이기에......
인디언들 그들은 또한 자연을 진정으로 활용할 줄 아는 문명인들이었다. 그들은 자연의 한계가 무엇인지도, 자연과 인간간의 관계가 상호적이라는 것도 알고 그 알음을 삶으로 실천하며 살았던 자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연의 축복 속에서 자족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들의 문명적인 삶은 그 땅의 착취자들에게 어리석음으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땅을 공유하는 그들의 사상 역시 어리석음으로 해석되어졌기에 그들은 인디언들의 호의를 악의로 갚으며, 그들에게 술을 공급하며 그들의 영혼을 타락시켜 나갔다. 한쪽에서는 드러내는 폭력으로, 다른 한쪽에선 술과 몇 가지 물품을 앞세운 영혼의 타락의 꾀하였던 것이다. 바로 문명인임을 자처하는 그들이 말이다.
또한 백인들은 인디언의 종교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그들을 사교집단으로 간주하여 그들의 종교를 탄압해 나갔다. 그것도 종교의 자유를 찾아 바다를 건너온 청교도들이 말이다. 이러한 만행은 분명 문명이라 칭하기에 꺼려지는 행위들이 분명하다. 또한 그들은 아직도 그들의 문명 전도사인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인디언의 문화는 미개한 문화였으며, 그들은 미개한 족속이라는 세뇌를 자행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과감하게 '백인의 문명은 실패다.'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한 명의 백만장자를 만들기 위해 100만 명의 거지를 만드는 것이 백인들의 문명'이라고 말한다. 문명이란 단지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온 인류가 함께 공존하며,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것. 이것이 바로 문명이 추구해야 할 바가 아닐까?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나의 안락함을 위해 타인의 피와 땀을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함께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공생의 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자기희생이다. 자기희생이 없는 '공생의 길'은 공허한 울림밖에 될 수 없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본서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발견하며 회복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