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 뱀이다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뱀 그리고 가장 큰 뱀 ㅣ 모두 같이 읽는 과학 이야기
이원중 엮음, 박시룡 감수 / 지성사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는 일종의 금지구역이면서도 그래서 더욱 자주 찾게 되는 놀이터이기도 했다. 어떨 때엔 벽면 가득한 책장에서 책들을 마구 꺼내 서재를 어질러놓아 혼나기도 했지만, 때론 눈길을 끄는 책도 있었다. 어린 내 눈길을 끌었던 책은 십 수 권으로 되어 있던 두툼한 백과사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의 용돈을 다 털어 구입했을 그 백과사전은 틈만 나면 꺼내 펼쳐보게 되는 단골 책이었다.
그 가운데 “ㅂ”이 속한 책을 자주 꺼내봤던 기억이다. 지금도 간혹 가족이 모이면 형은 당시 일을 회상하며 내가 유독 그 책을 좋아했다고 말하곤 한다. 그곳엔 바로 뱀에 대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칼라 사진이 함께 실린 뱀에 대한 부분은 눈길을 끄는 화려한 여러 뱀들이 실려 있어 그 그림을 유독 자주 들여다보곤 했다.
아마도 뱀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화려한 뱀의 사진이 어린 마음을 끌어당겼나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가 뱀 애호가가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딱히 뱀을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뱀을 반려동물로 선택할 마음 역시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뱀에 대한 기억이 남다른데, 그 이유는 바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서 만났던 여러 장의 뱀 사진에서 기인한다.
지금 나에겐 아버지의 그런 백과사전은 없지만, 어린 시절 내가 경험한 것과 비슷한 경험을 아들 녀석에게 전해줄 좋은 책을 만났다. 바로 지성사에서 출간된 『와! 뱀이다』란 책이다. 지성사에서 출간되는 책들은 모두 그 내용이 좋다는 것을 아는 분들은 다 알 게다. 지성사에서 출간된 여러 책들을 만났지만, 그 가운데서도 < 와! ○○이다 > 시리즈를 몇 권 만나 읽은 적이 있다. 『와! 물맴이다』, 『와! 박각시다』, 『와! 폭탄먼지 벌레다』가 그것들인데, 모두 그 내용이 너무 좋아 소장책으로 책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얼마 전 이사하며 책을 한 2천 권 이상 버렸는데도 그 가운데서도 이 책들은 살아남았다.). 이제 이 책 『와! 뱀이다』 역시 서재의 책꽂이 가운데 한 자리에 꽂히게 될 것이다. 아들 녀석이 이 책을 우연히 만나 뽑아보고 어린 시절 내가 누렸던 그런 행복한 시간들을 아들 역시 갖게 되길 기대하며 말이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한 단락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뱀”에 대해 여러 독사들을 알려주며, 또 한 단락은 “세상에서 가장 큰 뱀”인 다양한 아나콘다, 보아뱀, 비단뱀들을 알려준다. 여러 뱀의 생생한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주는 충분한 선물이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각 뱀들이 갖는 특징들을 알아가는 시간도 흥미롭다. 뿐 아니라, 뱀에 대한 전반적인 간략한 정보 역시 빠질 수 없는 귀한 부분이다.
뱀에 대해 알기 원하는 아이들이나 또는 성인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손에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