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인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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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을 드디어 읽었답니다. 많은 추리소설에서 등장하곤 하던 환상의 여인을 읽고 역시나 싶었습니다. 왜 이 소설을 그토록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이 입에 올리곤 했는지 말입니다. 1942년 작품이니 발표된 지 80년이 넘은 작품인데, 전혀 그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고전 추리소설들을 읽다보면 어떤 작품들은 빨리 끝까지 읽어 치워야겠다는 심정으로 읽게 되는 작품들이 없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끝까지 궁금함과 긴박감을 품고 읽게 됩니다. 아마도 사형집행이 정해져 있음이 그런 긴박감을 제공하는 커다란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주인공 핸더슨은 사이가 좋지 않은, 아니 이미 사랑이 식어버린, 하지만 이혼해주지는 않는 아내와 싸우고 무작정 길거리로 나가게 됩니다. 그렇게 어느 술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한 여인과 함께 애초에 아내와 보낼 예정이었던 데이트 코스를 밟게 됩니다. 예약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미리 구입한 극장표를 가지고 함께 연극을 관람합니다. 그렇게 이상한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온 집엔 이미 시신으로 변한 아내, 그리고 핸더슨을 붙잡기 위해 매복하고 있던 형사들뿐입니다. 이렇게 핸더슨은 아내의 살해 용의자가 되어 붙들리게 되고, 사형을 선고받게 되고 사형집행날짜를 받게 됩니다.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이라곤 그 밤의 이상한 데이트를 함께 했던 여성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 여성과 함께 했던 순간들을 목격했을 술집, 식당, 극장, 택시 등의 목격자들을 통해 진술을 받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가는 곳마다 그 밤에 핸더슨을 보긴 했지만, 함께 한 여성은 없었다는 겁니다. 특히, 처음 그 술집에서 여성이 함께 했음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아내를 죽일 수 없는 시간적 알리바이가 성립되는데, 어느 누구도 여성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마치 그 밤의 여인은 환상의 여인에 불과했다는 듯 말입니다. 정말 핸더슨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여인과 함께 했던 걸까요?

 

점점 사행집행일은 다가오기만 하는데,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핸더슨을 돕기 시작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핸더슨을 체포했던 그 형사입니다. 버지스 형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핸더슨이 무죄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증거가 없습니다. 이에 버지스 형사는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을 찾기 위해 또 다른 도움을 요청하는데, 바로 핸더슨을 위해 만사를 재껴 두고 도와줄만한 친구입니다. 그렇게 롬버드란 친구가 아프리카에서 핸더슨을 돕기 위해 건너옵니다.

 

이렇게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환상의 여인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은 뭔가 손에 잡힐 듯싶으면 또 다시 사라져버리곤 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이들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어떤 검은 손에 의해 하나씩 제거됩니다. 때론 우연한 사고처럼, 때론 자살을 통해, 때론 누군가의 살해로 말입니다. 과연 핸더슨을 전기의자에서 탈출하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그 강한 손은 누구일까요? 과연 핸더슨은 전기의자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시간은 점점 흘러만 갑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고전 추리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작품입니다. 역시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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