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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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역시 고전만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번째 책으로 출간된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를 읽고 다시금 느끼게 되는 바입니다. 어린 시절 여러 차례 읽었던 <왕자와 거지>이지만, 아마도 축약판이었겠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왕자와 거지를 읽었답니다.

 

고전의 예스러움과 함께 지루할 것만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태어난 두 사내아이, 한 아이는 모두의 관심 속에서 태어난 왕자의 신분, 또 한 아이는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태어난 가난한 집안의 아이, 이렇게 서로 다른 신분으로 태어난 두 아이는 어느 날 서로 옷을 바꿔 입게 되고, 자신이 알지 못하던 전혀 다른 신분의 자리에 서게 됩니다.

 

우연히 뒤바뀐 두 아이들, 둘 모두 곤혹을 치르게 됩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신부님에게 라틴어를 배우고, 책읽기에 몰두했던 톰은 갑자기 왕자의 신분이 되어 불편하기만 한 왕궁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반면, 왕자의 신분임에도 갑자기 누더기 옷을 입고 내쫓긴 왕자는 아무리 자신이 왕자라고 주장해도 모든 이들의 조롱을 받을 뿐입니다. 오히려 톰의 못된 아버지에 의해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기만 합니다. 과연 이들은 뒤바뀐 신분에서 어떤 일을 겪을 것이며,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누더기 옷을 걸친 채로 자신이 왕자라고 주장하는 왕자를 주변 사람들은 조롱하며 푸푸 1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정말 처음 왕자가 대처하는 모습들을 보며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왕궁에서 대접받기만 하며 곱게 자란 철부지 왕자의 모습이 가득했거든요. 그럼에도 그런 고생의 순간이 무익한 것만은 아니었답니다. 오히려 왕궁에 있었다면 모를 삶의 모습들을 보고 배우게 되죠. 진정 역지사지의 힘을 보여주는 소설이 아닐까요?

 

게다가 그토록 동경하던 왕자의 삶에 실제 자리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 자리는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아는 톰의 모습도 멋졌답니다. 물론, 나중에는 그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혹 다른 마음을 품는 것은 아닐까 조마조마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앞에 나타나 왕이라 주장하는 진짜 왕의 모습을 보며 그분이 왕이시다!”고 외치는 그 장면은 너무나도 멋졌답니다.

 

왕이나 귀족의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자들, 민중의 삶은 외면하고 살아가는 지도자들, 민중의 삶은 벌레와 같아야 당연하다고 여기는 지도자들이야말로 진정한 푸푸 1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줄곧 하게 됩니다. 오늘의 지도자들 가운데도 이런 푸푸 1가 많은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고요.

 

진짜 왕자에게 푸념하는 요컬의 대사가 먹먹했습니다.

 

난 요컬이라고 해. 한때 농사를 지었는데 제법 잘 살았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도 있었고. 하지만 지금은 형편도, 직업도 달라졌어. 아내와 아이들도 죽었고, 그들은 천국에 있거나 어쩌면 지... 천국 반대쪽 장소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난 내 식구들이 더 이상 영국에 살지 않게 된 것에 대해 인정 많은 하느님께 감사드려.”(185)

 

, 오늘 우리 삶의 자리도 이런 처절한 감사를 만들어내는 사회는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역시 고전은 고전입니다. 좀더 많은 고전을 다시금 읽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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