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산 패밀리 1 특서 어린이문학 3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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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산66번지는 그들만의 공간이랍니다. 바로 다섯 마리 개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들만의 아지트죠. 잠시 그곳을 살짝 엿보는 건 어떨까요? 박현숙 작가의 천개산 패밀리는 바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준답니다.

 

다섯 마리 개들은 모두 상처를 안고 있답니다. 누군가에게 버려진 상처를 안고 살아야만 하는 녀석도 있답니다. 진돗개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번개는 주인이 철거되는 마을의 살던 집 대문 앞에 묶어 놓고 이사를 가버렸답니다. 다시 돌아올 것이라 기대하며 기다렸지만, 기다림은 실망의 상처만을 남겼답니다. 게다가 교통사고로 인해 자동차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있답니다. 작은 말티즈인 바다는 병들어 아픈 몸이 되자 주인이 버리고 갔답니다. 물론 바다 역시 버려진 것이 아니라고, 자신은 단지 길을 잃은 것뿐이라고 항변하지만 말입니다. “얼룩이는 사실 이름이 없답니다. 농장에서 사육되던 중 탈출한 녀석이랍니다. 한쪽 다리에 장애가 있지만, 그리고 이름도 없지만, 그래도 자신은 버려진 것이 아닌 도망쳤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답니다. 어쩌면 그것은 얼룩이의 마지막 자존심인 셈이죠. 퍼그인 미소는 똥 더미 위에 묶여 방치되어 있었답니다. 이들의 리더인 대장은 크고 강하게 생긴 검은 개인데, 그 과거에 대해 알려진 것이 전혀 없답니다. 비밀에 쌓여 있는 리더랍니다.

 

이처럼 다들 각기 자신만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그들은 천개산 산66번지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패밀리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바로 그곳에 어느 날 반갑지 않은 이방인이 찾아옵니다. 어느 젊은 사람이 그곳에서 조난당했답니다. 조난자를 그냥 놔두면 죽을 수밖에 없다며 도와 줘야 한다는 대장”, 하지만, 사람은 절대 믿을 수 없다면 그냥 방치해둬야 한다는 얼룩이”, 이렇게 의견이 대립된답니다. 그러던 차 빠듯하기만 했던 먹이가 사라져버립니다. 어묵이 사라지더니 급기야 아끼고 아꼈던 햇반 하나가 사라져버렸답니다. 그 주범으로 대장이 의심받게 되고, 번개와 대장의 다툼이 벌어지고 맙니다. 과연 천개산 산66번지는 무사할 수 있을까요?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 사이의 갈등이 천개산 산66번지를 긴장으로 몰아넣는답니다. 또한 생존의 본능 앞에서 사라진 먹이에 대한 오해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사랑마저 몰아내버린답니다. 여기에 비록 자신을 버린 주인이라 할지라도 사람에 대한 묘한 향수와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패밀리 간의 갈등 역시 만만찮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 이것이야말로 천개산 패밀리만의 묘한 힘이랍니다. 그럼에도 단단하게만 보였던 무리에 조금씩 틈과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천개산 패밀리의 멋진 모습이 가슴 따스하게 하는 동화랍니다. 아마도 독자들이 애타게 갈급해 하는 정을 이 동화를 통해 선물 받게 될 겁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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