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든 샌즈 미스터리
J. J. 코닝턴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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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마틴 에드워즈의 고전 추리 범죄 소설 100이란 책을 만났던 적이 있다. 20세기 전반기를 수놓은 고전 추리 범죄소설 가운데 작가 나름 기준을 가지고 100개의 작품을 소개하는 책이었다(실제로는 102개의 미스터리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 책을 통해, 이들 100개의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쉽진 않았다. 그러던 차, 그 가운데 한 권을 만나 반갑고 설렜다.

 

바로 이 책 린든 샌즈 미스터리가 그것이다. 마틴 에드워즈의 고전 추리 범죄 소설 100가운데 휴양지 살인사건항목에 들어 있던 작품인데, 고전 추리소설을 만난다는 설렘 가득 안고 책장을 열게 된다.

 

소설은 린든 샌즈라는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으로, 그곳의 대저택 상속인들이 이들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 경찰청장인 클린턴 드리필드 경과 그의 친구이자 치안 판사인 웬도버는 이곳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살인사건을 맞닥뜨리게 된다. 전직 탐정이기도 했던 클린턴 경은 사건을 담당한 아마데일 경위의 요청으로 사건에 관여하며 휴가 기간을 사건 해결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첫 번째 희생자는 포딩브리지 가문의 대저택 폭스힐스의 관리인인 피터 영감이다. 그렇게 사건에 접근하는데, 또 다른 희생자가 등장한다. 이번엔 스테이블리라는 남자로 이 사람 역시 포딩브리지 가문의 상속자 서열에 속한 여인의 전 남편. 여기에 폭스힐스의 제1상속인이었지만 실종되었다가 갑자기 등장한 데릭(데릭은 얼굴이 완전히 망가져 버려 데릭을 대신하여 폭스힐스의 재산을 관리하는 또 다른 상속 서열자인 폴 포딩브리지는 데릭이 아니라고 믿는다.). 그리고 또 다른 재산 상속인들. 과연 이들 포딩브리지 가문 사람들이 린든 샌즈에서 벌어지는 사건과는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 걸까? 범인은 누구이며, 무엇을 노리는 걸까?

 

소설은 본격 추리소설이다. 탐정 역할을 감당하는 클린턴 드리필드 경과 웬도버는 마치 홈즈와 왓슨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사건의 담당자인 아마데일 경위는 사사건건 웬도버와 의견 대립을 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건을 접근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화학 교수라는 전력을 가진 작가의 지식과 과학적 사고방식이 소설의 추리 곳곳에 묻어난다. 천식 치료제인 아질산 아밀이 살인 사건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또한 해변가에 찍힌 발자국으로 인해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들. 여기에 밀물과 썰물 시간 등을 통해 범행 시간을 확정하고 관련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촘촘하게 추리해 나가는 과정 등이 본격 추리소설의 맛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마도 작가 J. J. 코닝턴의 작품 가운데는 클린턴 드리필드 경과 웬도버가 등장하는 소설들이 제법 되는 것 같다. 이 작품 린든 샌즈 미스터리의 번역 출간을 계기로 다른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작품은 1928년 작품으로 거의 100년 전 작품이지만, 소설의 그 재미는 지금 읽기에도 부족함 없이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고전이 주는 특별한 느낌까지 있다. 출판사에서 선전하는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이란 표현이 딱 맞는다 싶다. 작가의 또 다른 보석과 같은 작품들도 만나보길 기대하며 책장을 덮는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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