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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승훈 외 지음 / 마카롱 / 2023년 4월
평점 :
교보문고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스토리공모전이 벌써 10년째가 되었나 보다. 그동안 제법 많은 작품들을 만났던 기억인데, 단편 수상작품집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만났다. 평소 단편을 좋아하는 편인데, 왜 이제야 만났을까 싶다. 아무튼 이렇게 『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을 펼치게 되었다. 도합 다섯 편의 단편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첫 번째 단편을 읽고, 두 번째 단편을 읽으며, 묘한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둘 다 AI가 등장하는 SF단편소설이기 때문이다. ‘이게 뭐지?’ 싶다. 혹 응모작품을 받을 때, 주제를 정해줬나? 싶었지만,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스토리공모전이 그렇게 진행된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기에 어쩌다보니 그랬나보다 싶었다.
이렇게 세 번째 단편을 만나 읽으면서 다시 설마? 하는 마음이 든다. 세 번째 작품 역시 안드로이드. AI, 복제인간 등이 등장하는 SF였으니까. 네 번째 작품을 읽으며, 비로소 다른 분야가 등장하며 이 모든 것이 우연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만큼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이제 앞으로 우린 AI 로봇이 일상인 삶에서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 첫 번째 단편 「야구규칙서 8장 ‘심판원에 대한 일반 지시’」에서는 인간 심판의 자리를 AI 로봇 심판이 대신하게 되는 사회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미 우리 KBO 역시 로봇 심판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야구뿐이겠나? 「인간다운 여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인간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른다.
그럼에도 소설들이 동일하게 그려내는 것은 인간다움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인간의 자리를 로봇이 대신한다 할지라도, 그래서 인간의 자리가 위협받는다 할지라도, 아니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인간다움의 중요성은 더욱 필요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 인간다움마저 로봇에게 빼앗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만을 바란다.
네 번째 단편인 「too much love will kill you」는 좀비가 주제다. 하지만 흔한 좀비소설과는 차별성이 있는 게 좀비 바이러스가 휩쓸고 지난 세상에서 좀비 바이러스를 극복한 치료자들, 하지만 이미 신체의 일부가 훼손된 이들을 향한 혐오에서부터 소설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삶의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반백수 영화감독과 극작가의 아픈 현실을 들여다보게 되는 「여보, 계(Hey, chicken!)」관 환경문제를 고민하게 해주는 SF단편소설 「울다」까지. 다섯 작가의 서로 다른 다섯 소설을 맛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단편집이다. 책을 덮은 후엔 또 다른 종합선물세트를 찾아 그전 수상작품집을 찾아보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