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네트의 춤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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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아하던 작가인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소설 마리오네트의 춤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책을 손에 들었습니다. 소설을 읽어가는 가운데 뭔가 기시감이 듭니다. 이런 비슷한 소설을 읽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먼저 이금이 작가의 책들을 검색해봤답니다. 그랬더니 한 책이 눈에 띕니다. 바로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란 책입니다. 그렇구나. 이 책이구나 싶었답니다. 사실 책 뒤편을 먼저 들춰봤더라면 더 빨리 알았겠지만, 루틴 아닌 루틴으로 이 부분은 책을 다 읽는 버릇이 있답니다. 그래서 한참을 더 돌아간 셈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소설의 내용이 다 생각나는 건 아니었답니다. 읽어본 것 같다는 것만 알아챈 것도 잘했다 위안 삼았답니다. 마지막까지 모르고 소설을 읽었더라면 제 머리를 탓했을 테니 말입니다. 이렇게 다시 한 번 바뀐 제목의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타성에 젖어버린 교사의 책상에 한 작품이 놓이면서 시작됩니다. 바로 교사가 담임하고 있는 반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봄이에 대한 이야기가 말입니다. 소설 속 작품은 반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에서 봄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뚱뚱한 외모이면서도 언제나 학급 아이들에 둘러싸인 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봄이에 대한 이야기, 인싸인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아웃싸였던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말입니다.

 

교사는 봄이란 아이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언제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에 인기 있는 아이라 생각했답니다(사실 이렇게 쉽게 단정 지은 이면에는 내가 맡은 학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구나 하며 안도감에 젖기 위한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답니다.). 하지만, 글을 읽어가는 가운데 아이들의 내심은 다른 것이었음을 알게 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애써 모른 척하려는 직무유기 교사가 다름 아닌 자신이었음을 말입니다.

 

뚱뚱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물론, 이런 시선 역시 또 하나의 마리오네트를 만들고 있는 것이겠죠.) 핸섬한 대학생 남친을 두고 있는 봄. 그 봄의 연애 이야기에 열광하면서도 각자 다른 생각으로 봄을 바라보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씁쓸했습니다. 이미 우리 역시 이처럼 아이들을 서열 매겨 세워놓고 있으며, 아이들을 서로를 향한 적의를 감춘 경쟁자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하는 그런 반성도 해봤답니다. 요즘 아이들이 어쩌면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면 그 책임은 그들을 우리의 입맛대로 찍어내려는 사회구조와 부모들의 욕망에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요.

 

아이들은 모두 줄로 연결되어 누군가의 조종자에 의해 이리저리 춤을 추고 있는 마리오네트가 되어 버린 거죠. 그럼에도 줄을 끊고 탈출 할 수 있는 용기가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어쩌면 마리오네트의 춤을 추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어쩌면 어른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마리오네트가 되어 춤을 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도 자각하지 못하며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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