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바이 스텝 모던 히브리어 -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알아가는 첫걸음
남윤수 지음 / 렛츠북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히브리어를 공부할 때가 생각난다. 22개의 알파벳을 따라 그리는 것도 쉽지 않던 시작이 말이다. 그러다 점차 히브리어 글자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쓰는 수준이 되면서 단어도 익숙해지게 되던 때가 말이다.

 

당시 난 개인적으로는 히브리어가 우리말(물론 옛 책들이 그렇다.)과 마찬가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는 점이 비슷하구나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던 기억이다. 고등학생 시절 무협지의 세계에 푹 빠졌었는데, 당시 무협지는 모두 이처럼 인쇄되어 있었다.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말이다. 그런 익숙한 전개에 내심 반갑게 여겼던 기억이 있다. 물론 우리네 책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위에서 아래로 한 줄이 진행되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점을 한글과 히브리어의 가장 큰 차이로 시작한다. 이걸 보며, 나도 어느덧 나이가 들었구나 싶은 마음에 헛헛했다. 물론 저자의 지적이 정확하다. 요즘 우리의 글의 전개와는 정 반대가 히브리어의 전개다. 그러니 이것에 익숙해지는 것 자체가 히브리어 공부의 첫 번째 관문임은 분명하다. 처음 히브리어를 공부할 때, 나름 열심히 했던 기억인데, 어느덧 잊힌 지 오래다. 그저 단어만 몇몇 다시 끄집어내곤 할 뿐.

 

그러던 차 스텝 바이 스텝 모던 히브리어란 책을 만나면서 다시 히브리어를 공부하고 싶단 욕심이 들었다. 저자는 울판(히브리어 어학원)에서 공부한 경험에서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울판이란 존재를 십여 년 전 처음 알았을 때, 이런 학습기관이 있음에 신기했고 나 역시 이런 울판에서 공부하였으면 싶던 열망을 품었던 기억이 있어 이런 울판에서 공부한 점이 부럽기도 했다.

 

저자는 현대 히브리어를 말한다. 그러니 현실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히브리어를 가르쳐 준다. 그래서 모음 부호는 책에선 완전히 배제되어 있어, 히브리어를 읽는 것이 어렵다. 반면 성서히브리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사실 히브리어를 배울 때,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성서히브리어에서는 모든 본문에 이 모음 부호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성경 역시 대부분 그렇게 출판된다.). 하지만 이 책에선 현실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모음 부호가 완전히 배제되어 있기에 저자의 말처럼 읽기가 쉽진 않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바로 옆에 친절하게 한글로 발음이 적혀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저자의 말처럼 계속 반복하여 읽고 외우는 것, 자음만으로 읽는 것이 정석일 게다.

 

1-2장만 제대로 읽어도 히브리어에 대한 이해도는 상당히 높아지라 여겨진다. 그러니 히브리어를 공부하려는 의도가 아닌 히브리어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의 1-2장만 꼼꼼히 읽어도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게다. 하지만, 현대 히브리어를 공부하길 원하는 독자라면 저자가 계속 반복하는 것처럼 차근차근 하나하나 익혀가며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겠다. 설명이 대단히 친절하게 되어 있으니 저자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며 나아가면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차근차근 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그러나 꾸준히 동사에 이를 때까지 공부해보자 다짐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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