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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검사들 - 수사도 구속도 기소도 제멋대로인 검찰의 실체를 추적하다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9월
평점 :
언젠가 tv에서 모 연예인이 자신의 동생이 검사가 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주변에서 축하하는 장면을 보면서 든 생각은 ‘과연 축하할 일인가?’였다. 어쩌면 또 한 사람의 탁월한 인재가 검찰이란 조직에 들어감으로 잘못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우리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검찰조직이 시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이러한 때, 『얼굴 없는 검사들』이란 이 책을 만나 읽는 가운데 때론 한심하고, 때론 분노하며, 때론 어이없는 내용들에 책을 덮곤 했다. 이 책이 검찰조직의 민낯을 모두 드러낸 것은 아닐 게다. 그럼에도 책 내용만으로도 검찰 조직의 민낯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책 제목이 『얼굴 없는 검사들』인데, 왜 “얼굴 없는”이란 표현을 했을까 내내 궁금했다. 이는 검사들의 문턱이 너무 높아 시민들은 그 얼굴을 볼 수 없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꼭 그것만일까? 아니다. 분명 중의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그것은 검사가 검사답지 못하기 때문에, 즉 본질을 상실한 검사들은 모두 “얼굴 없는 검사들”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국민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야 할 검사에게서 국민의 인권은 사라지고 오직 조직의 안녕, 제 식구의 인권만이 존재하는 것이라면 마땅히 “얼굴 없는” 조직에 불과하다. 물론, 조직 안에 있는 구성원은 조직의 힘에 어찌해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라는 자부심을 가진 조직이라면 조직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때 과감히 맞설 수 있는 그런 검찰 조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검사들이 모두 다 한심한 것은 아닐 게다. 분명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존재 목적을 이루어가는 이들 역시 없지 않을 게다. 하지만, 그들이 단지 극소수에 불과하다면? 그런 불안감이 든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는 “검사가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깡패죠.”라는 말을 곱씹어보게 된다. 누가 보더라고 보복수사로 보이는 것이 검사들 눈에만 보이지 않는 걸까? 솔직히 깡패란 말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을 알까?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는 수사에 열을 올린다면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을 위한 수사는 누가 개시할 수 있을까?
저자가 이런 책을 출간한 목적은 검찰 조직을 욕하기 위해서가 아닐 게다. 검찰 조직이 자신의 진정한 얼굴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에서일 게다. 높은 문턱이 낮아져 시민들이 쉽게 검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 누구라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억울함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검찰. 무엇보다 상식적인 일처리를 해주는 검찰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일 게다. 그런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