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무녀 봄 : 청동방울편
레이먼드 조 지음, 김준호 그림 / 안타레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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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 레이먼드 조가 미스터리 소설 마지막 소년으로 제4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음을 알고 있었지만, 아직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다(솔직히 말하면 책은 얌전히 책꽂이 어딘가에 꽂혀 주인이 책장을 펼치기만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이 나와 읽게 되었다. 이번엔 미스터리 오컬트 장편소설이다. 소녀무녀 봄이란 제목의 소설로 청동방울 편이다(모르긴 해도 적어도 3권까지는 나오지 않을까 싶다.).

 

소녀무녀 봄은 학원물 추리소설이다. 종문중학교 3학년인 소희는 탐정이 되는 것이 꿈인 소녀다. 그래서 텃밭부 동아리로 위장한 탐정단을 이끈다. 물론 단원은 왓슨을 자처하는 예하란 친구 한 사람뿐이다. 사실 소희도 예하도 학교에서 아무도 함께 하지 않는 왕따다. 어쩌면 왕따인 소녀 둘이 절친이 되어 탐정단을 꾸려가는 것은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두 소녀 앞에 운명처럼 또 한 소녀가 나타난다. 내놓으라 하는 유명 정계인사들조차 뻔질나게 찾아와 도움을 구하는 신기 충만한 소녀 무녀 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복을 입고 찾아와 3학년에 전학(복학? 재입학?) 온 소녀. 신기 충만한 소녀와 똘기 충만한 소녀들의 만남, 과연 이 만남은 어떤 힘을 만들어낼까?

 

그들은 어느 순간 한 무리가 되어 사건을 쫓는다. 바로 학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물론 봄이 찾는 것은 사건이 아닌 학교에 숨겨져 있다는 천부인 중 하나를 찾는 일이지만 말이다. 봄은 학교에서 청동방울을 찾는 일에 이 탐정단을 사용하며, 그들 간에 묘한 우정이 생기게 된다. 또한 봄은 청동방울을 찾기에 앞서 사랑을 찾았다. 그 사랑은 누구일까?

 

이 소녀들의 활약에 더하여 소설은 밤만 되면 귀신을 보는 형사, 그리고 학원괴담으로 내려오는 일기장의 존재(둘이 함께 일기장을 펼쳐 주문을 외우면 둘의 영혼이 바뀐다는 일기장이다.), 여기에 10년마다 벌어진 음독자살 사건(그 피해자들은 모두 종문중학교 졸업생들일뿐더러 모두 졸업 후에도 학교에 이런저런 모습으로 출입하던 사람들이다.), 학교에 비밀리에 존재한다는 사조직의 존재, 이런 소재들이 촘촌하게 하나로 엮여 재미난 추리소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과연 학원 괴담은 진짜일까? 그리고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탐정단이 이 사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최고 탐정이 되길 꿈꾸는 소희는 오컬트 호러는 탐정과는 별개의 분야라고 여긴다. 그리고 오컬트 호러를 터부시하며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그의 친구가 되는 봄은 이미 그 분야에 깊숙이 들어가 살고 있는 존재가 아닌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소희는 오컬트 호러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의 추리는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들 소녀들의 활약이 재미나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 상처 하나쯤 숨기고 살아가고 있다. 상처 입은 영혼들이 함께 하며 활약하는 과정이 더욱 신난다. 소설은 때론 으스스한 즐거움, 오싹한 즐거움이 있다. 여기에 각자 감춰진 상처를 알게 되며 먹먹함도 있다. 그렇다고 무겁진 않다. 때론 가벼운 유쾌함이 소설 곳곳에서 펼쳐진다. 아무튼 재미나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며, 아무래도 작가의 전작 마지막 소년을 꺼내 읽어봐야겠다. 그런데, 어디에 꽂아 뒀는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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