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아이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시
이혜솔 지음, 정선지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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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어린이들에겐 동심을 잃지 않고 더욱 키우기 위해 필요하고, 어른들에겐 지친 삶에 동심이 주는 특별한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동시만큼 마음을 맑게 해주는 장르는 드문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어른이의 마음을 지켜내기 위해 동시집을 자주 읽는 편입니다. 여기 또 하나의 좋은 어린이 동시집이 있습니다. 이혜솔 시인의 민들레 아이란 제목의 동시집으로 초등 저학년 추천도서로 삼을만합니다.

 

어느 책장을 펼쳐도 동심에 물들게 됩니다. 때늦게 핀 장미꽃을 보며 시인은 생각했나 봅니다. 저 장미꽃은 늦잠을 자느라 알람 소리를 못 들어 이제야 핀 것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늦잠 자다 / 알람 소리 / 못 들었나 봐요”(늦가을 장미일부) 이제부턴 때늦은 꽃들을 보면, 늦잠을 자다 알람 소리를 못 듣고 뒤늦게 눈을 비비는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별똥별은 간절한 바람이 되기도 하지만, 시인에게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은 신나는 미끄럼 놀이가 됩니다. “지금쯤 // 어느 별똥별 / 미끄럼 타겠지. // 하늘 들판을 쌩쌩 / 구름 위를 씽씽 // 빛의 해안을 향해서 / 반짝이며 달려가겠지. // 지금쯤 // 어느 별똥별 / 미끄럼 타겠지.(별똥별전문)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마음도 예쁘겠지만, 별똥별을 보며 미끄럼 타는 모습을 상상함은 더욱 예쁘지 않나 싶어요.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민들레 아이는 아들 녀석을 떠올렸답니다. 이제 2학년이 되더니 혼자 귀가하고 싶나 봐요. 며칠 전 혼자 걸어올 테니 집에서 보자는 거예요. 그런데, 10분이면 와야 할 거리를 20, 30분이 되어도 오지 않는 거예요. 걱정이 되어 귀가 길을 거슬러 가보니, 길가의 모든 것들을 참견하느라 발걸음이 더딘 거였답니다. 아이의 정서와 딱 맞는 민들레 아이를 들려주면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겠죠. 그래서 초등 저학년 추천도서로, 초등 1학년 필독서로 삼을만합니다.

 

많은 동시가 가슴을 울리지만,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이 제일 좋았답니다. 그래서 전문을 한 번 옮겨봅니다.

 

마을 길바닥에 생긴 / 시멘트 틈 // 어느 봄날 // 민들레 씨앗 하나 / 뿌리를 내리고 // 노란 사랑 한 송이 / 틈을 메꾸고 있네. // 친구와 토라져 / 생겨난 틈 // 민들레꽃처럼 / 우리 사이에 // 노란 사랑 한 송이 / 피어났으면 좋겠네.(전문)

 

작은 일로도 쉽게 틈이 벌어질 수 있는 아이들, 그 틈이 민들레꽃처럼 활짝 피어나길 바라게 됩니다. 저학년문고인 동시집 민들레 아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꽃처럼 환한 나날들을 보내길 응원해 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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