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와 인형 미운오리 그림동화 2
라리사 튤 지음, 레베카 그린 그림, 서현정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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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신사가 공원을 산책하며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어떻게 끝맺을지 고민하고 있었답니다. 그런 신사 앞에 한 소녀가 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소녀에게 묻죠. 왜 울고 있느냐고요. 그러자 소녀는 자신의 인형이 사라져서 울고 있다고 합니다. 신사는 잃어버린 인형의 이름과 소녀의 이름을 묻게 되고, 소녀에게 말합니다. 인형은 지금 여행을 갔다고 말입니다.

 

원래 인형은 여행을 좋아하는데, 소녀에게 편지도 썼다는 겁니다. 자신은 인형들의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인데, 깜빡하고 소녀에게 온 인형의 편지를 집에 두고 왔다는 겁니다. 이렇게 신사는 소녀에게 인형의 편지를 전달합니다. 물론, 신사가 직접 인형이 되어 쓴 편지이지만 말입니다.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는 인형, 그렇게 신사의 편지가 소녀에게 전달됩니다. 신사가 지병으로 목숨을 잃기 얼마 전까지 말입니다. 이 신사가 바로 프란츠 카프카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실제 카프카의 실화라고 합니다.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카프카와 소녀 간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림책 카프카와 인형은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카프카라고 하면 제법 어려운 소설을 읽느라 골머리를 앓았던 기억이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카프카의 말년에 이런 아름다운 사연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카프카에 대한 생각이 달라집니다.

 

인형을 잃어버려 울고 있는 소녀를 위해 건강을 잃어가면서도 어떤 작품보다 심혈을 기울여 인형의 편지를 소녀에게 건네주는 그 아름다운 마음. 이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인형을 잃어버린 슬픔을 치유 받은 소녀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폐결핵으로 4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카프카, 그의 마지막 여정이 이렇게 아름다운 여정이었음이 마음 훈훈하게 해줍니다. 실제 카프카는 죽기 전 해에 3주 동안 인형의 입장이 되어 소녀에게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인형이 세계 여행을 떠나는 사연으로 말입니다. 이 편지는 매일 소녀에게 전달되었고, 소녀뿐 아니라 카프카 역시 편지를 쓰며 마음이 치유 받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사연을 읽은 어린이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카프카에 대한 귀한 선입견이 생기게 되겠죠. 그 마음은 이제 카프카의 작품들로 눈을 돌리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그러니 이 그림책은 어쩌면 어린이 독자들을 카프카의 귀한 작품들로 안내하는 초청장과 같은 그림책이 아닐까 싶네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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