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잊은 것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잊은 것 ㅣ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3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5년 3월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 시리즈>는 따스한 감동으로 공허한 가슴을 채워주는 “감동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잃어버렸지만, 대신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시각을 갖게 되어 이를 이용하여 잃어버린 물건이나 사람을 찾아주는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 타비토를 “형님”으로 모시며, 약자들을 보호하는 건달 유키지. 총각인 타비토의 수양딸 테이. 테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교사이자 타비토와는 같은 어린이집에 다녔던 것처럼 여겨지는 요코.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재미나답니다. 시리즈의 3권은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잊은 것』이란 제목입니다. 무엇을 잊었던 걸까요? 아님 잊어야 하는 걸까요?

2권부터 범죄 사건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3권은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따스한 감정으로 마음을 채워주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숲의 멜로디」와 「옆자리의 고요」는 역시 이 시리즈의 강점인 따스함이 묻어납니다.

여전히 연작단편소설 형식을 꾀하고 있지만, 2권부터는 하나의 사건을 주로 쫓고 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바로 타비토 부모의 죽음, 그리고 타비토가 모든 감각을 잃고 특별한 시각을 갖게 된 배경이 되는 사건을 향한 추적이 말입니다.

이번에 실린 이야기들은 모두 별개의 이야기임에도 또한 대부분의 이야기가 타비토의 과거를 향한 해결에 날실씨실로 얽혀 있답니다.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잃어버린 타비토, 마치 초능력처럼 모든 것을 보게 되는 시각을 갖게 된 타비토, 그가 어떻게 해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단서들이 이번 책에서 제시됩니다. 특히, 시라이시 경부라는 자의 등장이 그렇습니다.

시라이시 경부란 자는 폭력단의 돈벌이를 눈감아 주는 대신 마약과 권총 압수, 때로는 마약 밀매인 검거 등에 폭력단의 협력을 받고 있는 타락한 형사입니다. 그런 시라이시 경부는 타비토와도 악연이 있답니다. 과연 어떤 식으로 얽혀 있는 걸까요?

「눈길」이란 이야기에서는 타비토를 형님으로 모시는 건달 유키지와 타비토가 만난 사연이 소개됩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는 마냥 우정을 지켜내기엔 너무나도 깊은 간극이 있음도 발견하게 되죠. 과연 이 둘 간의 우정은 괜찮은 걸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타비토와 요코 선생의 과거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싹트는 사랑 역시 상당히 진전을 가져와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답니다. 물론, 무엇보다 이제 큰 흐름은 타비토의 부모의 죽음, 그리고 타비토가 경험한 잊을 수 없는 사건이 계속 언급되며 이 사건의 해결을 향해 나아가고 있답니다. 이 사건은 4권인 『탐정 히루라시 타비토가 보낸 것』에서 결말이 납니다. 그러니 2권부터 4권까지는 한 호흡에 읽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책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3권을 내려놓는 순간 4권을 들어 펼쳐들게 된답니다. 읽다보면 묘하게 빠져들게 되고, 범죄사건이 등장하며 점점 더 재미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