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왕릉실록

삼국왕릉실록
이규원 지음 / 글로세움 / 2021년 12월

흥미로운 역사책을 만났습니다. 이규원 작가의 『삼국 왕릉 실록』이란 제목의 제법 두툼한 책인데, 이 책은 삼국시대의 역사를 보여주고 들려줍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 도구는 바로 왕릉입니다. 물론, 우리에게 전해지는 왕릉은 신라시대의 왕릉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신라의 역사가 더 많은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구려, 백제, 뿐 아니라 가야까지 왕릉을 살펴보며 한국 고대사를 들려줍니다. 책은 흔히 삼국시대라고 부르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건국 이야기 뿐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원삼국시대(마한, 진한, 변한)를 간략하게 들려줄뿐더러 고조선, 그리고 동예, 옥저 등의 나라들도 언급하며 삼국 이전의 역사도 들려줍니다.

그런 역사가 다소 반복되어 언급되는 경향이 있지만, 삼국의 시작부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기까지의 이야기들을 꼼꼼하게 들려줍니다. 물론, 모든 왕들을 다 들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삼국 시대의 왕들을 연대기적으로 삼국, 아니 사국을 넘나들며 왕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건국설화 역시 재미났으며, 한 번 더 정리가 되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아울러 왕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난 이야기들도 많이 만나게 되어 즐거웠답니다. 예를 들면, 신라왕의 초기 명칭인 “이사금”이란 단어의 유래가 참 재미났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이사금”에서 “임금”이란 단어가 나왔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도 아이들과 함께 여러 왕릉을 다녀오곤 했답니다. 그런데, 왕릉이란 결국 시체가 묻혀 있던, 그리고 여전히 묻혀 있기도 한 장소인데, 으스스한 느낌이 없었던 것은 결국 이들 왕릉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업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말입니다(물론, 책은 왕릉을 여는 순간의 신비한 일들을 통해, 경외감 역시 말하고 있긴 합니다.).

아무래도 이 책은 경주 여행을 꿈꾸게 만듭니다. 요즘 여행이 쉽지 않은 시절이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경주 왕릉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울러 책을 통해 역사 공부까지 함께 하면 더욱 좋겠고요. 좋은 책을 만난 배부름이 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