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혜남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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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남 작가만큼 힘이 있는 글을 쓰는 이도 드물 것이다. 어쩌면 그 힘은 그가 처한 삶의 정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 파킨슨병을 앓아온 삶의 자리, 이와 함께 정신과 의사로서의 시선이 더해지면서 작가에겐 죄송하지만, 글의 힘이 더욱 깊어진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출간되었다.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란 제목의 책인데, 이 책은 작가가 영화를 감상한 후 영화에 대한 리뷰를 적었던 글들이 모여 있다. 작가는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우리네 삶을 연주한다고 말이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기 위해 작가가 사용하는 렌즈가 바로 정신분석학인데, 이런 정신분석을 통해 작가는 영화를 바라본다. 정신분석이란 도구로 영화를 바라봄으로 영화를 또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게 되고, 그럼으로 영화가 더욱 풍성해지기도 한다.

 

물론, 때론 이 영화를 이렇게까지 분석할 필요가 뭐야 싶은 경우도 없진 않지만, 또한 다른 각도의 접근이 영화에 대해 또 다른 시선을 제공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책에 실린 리뷰들은 거의 대부분 작가가 투병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에 감상하고 리뷰 한 글들이다. 물론, 어떤 영화들은 이 영화라면 작가가 투병생활을 시작한 이후가 아닐까 싶은 글들도 몇 있다(<기생충>의 경우에는 확실히 투병생활 가운데 감상한 영화임에 분명하고.). 그래서 그럴까 어쩐지 작가의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다 느끼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작가의 글들을 읽으며, 이 영화는 꼭 한 번 보고 싶다 싶은 영화들이 생기는 것 역시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아울러 또 다른 선물이라면, 이 영화 분명 봤던 영화인데, 왜 이렇게 하나도 공감할 수 없지 싶은 마음이 들면서 내 기억의 부재를 슬퍼하게 되는 것 역시 선물이라면 선물일까? 또 하나의 선물이라면 도전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나 역시 영화에 대한 리뷰를 충실하게 써볼까 하는 그런 도전을 말이다. 실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말이다. 여전히 그저 영화는 보고 즐겁게 즐기고 말테니 말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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