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그림자가

빛나는 그림자가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2
황선미 지음, 이윤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21년 10월

빛나라와 은재, 그리고 유리, 이렇게 세 친구는 절친 관계입니다. 셋 만의 “비밀 공책”을 가지고 서로 돌아가며 그곳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서로가 함께 비밀을 공유하는 관계랍니다. 그런데, 사실 빛나라에겐 이런 친구들에게조차도 밝히지 않은 비밀이 있답니다.

그건 바로 빛나라는 입양된 아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비밀이 밝혀졌기에 예전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전학을 했던 거랍니다. 그래서일까요? 빛나라는 친한 친구들에게도 왠지 한 발 정도 물러나 있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럼에도 안정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빛나라의 일상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허윤이란 아이가 전학 오면서부터입니다. 어쩐지 멋진 모습이면서도 뭔가 나쁜 남자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 그런 아이에게 은재가 푹 빠졌답니다. 은재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윤에게는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은재. 당연히 언젠가부터 “비밀 공책”에는 윤을 향한 은재의 마음이 가득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허윤과 빛나라는 이상하게도 자꾸 엮이게 됩니다. 빛나라에겐 윤을 향한 특별한 마음이 전혀 없음에도,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은재가 보게 되고, 은재는 단단히 오해를 하고 맙니다. 이렇게 또 다시 빛나라의 우정은 끝나 버리는 걸까요?

언젠가부터 빛나라는 보육원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사내아이 요한을 떠올리곤 합니다. 자신을 그토록 괴롭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이. 그래서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가 사라져 홀가분해져야만 하는데,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을 느끼게 했던 그 아이. 기억 속에 꽁꽁 감춰져 있던 그 아이가 언젠가부터 빛나라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납니다. 그런데, 그 시점이 바로 허윤이 빛나라 앞에 나타난 그 시점이랍니다. 과연 허윤과 요한은 어떤 관계인걸까요?

황선미 작가의 신작동화 『빛나는 그림자가』는 잔잔하게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뭔가 엄청난 갈등이나 위기, 또는 반전 등이 없이 진행되는 것만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이 모든 것들이 이야기 속에 존재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잔잔함이 진합니다. 과장됨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잔잔한 가운데 먹먹함이 찾아오기도 하고, 잔잔한 가운데 조마조마한 감정을 느끼게도 합니다. 잔잔한 가운데 뻥 뚫린 상실감에 힘겨워하기도 하고요. 친구간의 우정 역시 어쩐지 잔잔하고 약한 듯싶은데도 돌아보면 끈끈한 우정이 엿보여지기도 합니다. 여전히 상실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회복의 감정도 함께 느끼게 하는 그런 묘한 동화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