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솔직히 이제는 살짝 하향세인 것 같긴 하지만.). 조금 설정은 다르지만 유사한 소설을 만났다. 기시 유스케의 크림슨의 미궁이란 소설이다.

 

나름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후지키는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음으로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 사내다. 실업자가 되면서 아내 역시 떠나버리고 홀로 남아 노숙자 신세까지 지낸 전력이 있는 사내. 그런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낯선 곳에서 눈을 뜨게 된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낯선 곳에 홀로 던져진 후지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호주의 벙글벙글 국립공원(푸눌룰루 국립공원)이었다. 우기가 되어 공원 전체가 통제되어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 공원 속에 던져진 후지키.

 

그곳엔 후지키 말고도 8명의 또 다른 사람들이 유사한 경로로 공원에 던져져 있었다. 그들은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그곳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해야만 한다. 이들 9명의 공통점은 모두 사회에서 실패한 인생이라는 점. 모두 후지키와 비슷한 상황 가운데 있던 사람들. 그들은 아무도 없는 넓은 공원, 그리고 미로와 같은 그곳에서 한정된 정보와 아이템만을 가지고 생존해야만 한다.

 

후지키는 그곳의 또 다른 참가자(물론 모두 타의에 의한 참가이지만 말이다.)인 아이라는 젊은 여성과 처음부터 얽히게 되면서 한 팀이 된다. 그리곤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정보 아이템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게 되고, 그런 둘 앞엔 끊임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살인귀가 되어버린 참가자들의 위협 아래에서 육체적 조건이란 최하위라 할 수 있는 후지키와 아이는 견뎌낼 수 있을까? 아니 생존할 수 있을까?

 

기시 유스케 작품은 역시 이런 스타일이 딱이다. 뭔가 으스스함이 기본으로 깔린 분위기 속에서의 소설이야말로 기시 유스케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작품으로 직전에 읽은 자물쇠가 잠긴 방보다는 개인적으로는 역시 이번에 읽은 크림슨의 미궁이 훨씬 재미나다. 특히, 요즘 인기인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느낌의 소설을 찾는 분들이라면 출간된 지는 제법 오래된 작품이지만(1999년 작품), 기시 유스케의 크림슨의 미궁이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스너프필름의 야만성, 그 끔찍함 역시 함께 고발하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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