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생각 의사를 위한 생각 속 응급 구조법 상상 고래 15
권태윤 지음, 김미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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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윤 작가의 길 잃은 생각 의사를 위한 생각 속 응급 구조법이란 동화는 2020년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입니다. 솔직히 책 제목이 다소 딱딱한 느낌이어서 책 제목이 마치 논문 제목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접한 처음의 솔직한 느낌이었답니다. 제목에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제목이 독자들의 손을 움츠러들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책 내용은 재미납니다. 상상력을 억제하는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모험이 아주 재미납니다. 무엇보다 통통 튀는 작가의 상상력이 정신없을 정도로 재미를 선물합니다. 사람들이 쓸데없는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그런 생각을 정리해주는 생각 의사라는 존재, 그 설정이 참신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아로 씨는 바로 이런 생각 의사입니다. 사람들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쓸모없는 생각들을 정리해주는 사람이죠. 그런 아로 씨 병원에 한 아이가 엄마 손에 이끌려 찾아오게 됩니다. 바로 룽룽이란 여자아이인데, 이제 곧 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여전히 쓸모없는 생각만 하는 아이랍니다. 무엇보다 화가가 되겠다는 쓸모없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를 염려하며 생각 의사인 아로 씨를 찾은 겁니다.

 

이렇게 해서 생각 의사인 아로 씨는 룽룽의 쓸모없는 생각들을 제거하기 위해 룽룽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만 룽룽의 생각을 제거하지 못하고, 생각 속에서 룽룽과 아로 씨는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녀야만 합니다. “제거된 생각들을 모아 두는 곳”, “생각 관리국”, “버려진 생각들의 세상”, “생각 감옥등 계속하여 생각 속에서 또 다른 생각 속으로 옮겨 다니며 그곳에서 길을 잃고 맙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길 잃은 생각 의사를 위한 생각 속 응급 구조법이랍니다. 생각 의사인 아로 씨는 룽룽과 함께 다시 돌아오기 위해 이 책을 참고하지만, 계속하여 길을 잃게 됩니다.

 

결국엔 버려진 생각들의 세상에서 룽룽의 엄마의 버려진 생각을 보게 되고, 또한 아로 씨의 버려진 생각도 만나게 된답니다. 어린 시절 꿈꾸던 그 꿈의 생각을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둘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들은 생각 세상을 온통 휘젓고 다니는데, 이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동화는 끊임없이 묻습니다. 쓸모없는 생각은 무엇이고 쓸모 있는 생각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게다가 이 둘을 구분 짓는 사람은 누구인지. 누가 쓸모없는 생각이라고 정의하는지를 말입니다. 어른들은 안정적인 삶을 생각하는 것만이 쓸모 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 외의 모든 생각들을 쓸모없는 생각이라 치부해 버리죠. 그래서 제거해야만 하는 생각, 그런데, 정말 그것들이 쓸모없는 생각일까요?

 

돈이 안 되는 생각이면 어때요? 엉뚱한 생각들은 그만큼 기발한 발명을 만들어요. 꾸며 낸 생각이면 어때요? 동화는 모두에게 행복과 재미를 주잖아요. 그리고 불가능한 생각이면 어때요? 가능한 생각만 하면 그걸 꿈이라고 할 수 있나요? 가능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불가능해도 달려 나가는 게 꿈이잖아요.(128)

 

책은 어른들이 쓸모없는 생각이라 치부해 버린 생각이야말로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쓸모 있는 귀한 생각임을 들려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쓸모없는 생각이 가득한 세상을 꿈꾸고 있답니다. 이런 쓸모없는 쓸모 가득한 생각들이 우리 안에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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