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적 시리즈인 가가형사 시리즈여덟 번째 책인 신참자를 읽게 됨으로 가가형사 시리즈열권을 모두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책 신참자야말로 가가 형사의 인간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도쿄 니혼바시의 한 아파트, 이혼하고 홀로 살고 있던 40대 여성이 목이 졸려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이혼하고 번역가로 새 출발의 설레는 발걸음을 내딛었던 여성이 아무런 연고지도 없던 자신의 아파트에서 살해되다니.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이 사건을 가가 형사가 파헤치게 되는데, 어쩐지 가가 형사는 사건에 관심이 있는 건지, 사건이 벌어진 니혼바시의 닌교초 거리의 상점들에 관심이 있는 건지 모호하다. 가가 형사가 닌교초 거리의 상점들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있다. 그건 가가 형사가 이곳에 갓 전근 오게 된 이 지역의 신참자이기 때문. 물론, 여태 시리즈를 계속하며 여러 사건에 두각을 보였던 가가 형사이지만, 이곳에선 신참자에 불과하다. 소설의 제목 신참자는 바로 그런 의미다.

 

하나만 더 묻겠는데, 자네 대체 뭐하는 놈이야?”

뭐하는 놈이기는요. 이 동네에서는 신참일 뿐입니다.”(437)

 

책장을 펼쳐 읽으며, 처음엔 단편소설집인 줄 알았다. 처음 여러 장은 각 장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각각이다. 닌교초 거리의 상점들의 인물들이 살인사건의 수상쩍은 용의자로 각 장마다 등장한다. 그리곤 이들은 증언은 뭔가 수상쩍다. 거짓을 감추고 있는 느낌이 가득한 이들. 그런데, 이들의 거짓을 파헤쳐보면, 선한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그런 선한 거짓말을 만나면서 가슴이 따스해진다. 그런데, 더욱 따스한 것은 가가 형사는 어쩐지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데에는 이미 관심을 잃은 것만 같다. 용의선상에 있던 사람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들 삶에 자리한 옹이를 녹이는 작업에 가가 형사는 더욱 관심을 갖는 것만 같다. 이런 가가 형사의 작업은 그의 형사관에서 유래한다.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피해잡니다. 그런 피해자들을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278)

 

이렇게 니혼바시의 닌교초 거리의 상점들에 얽힌 사연들 하나하나를 풀어나가며 그들 삶에 치유를 선사하는 가가 형사. 그러는 가운데 그는 결국 사건의 핵심에 다가가게 되고 범인을 밝혀낸다. 어쩐지 이런 작업이 순식간에 벌어지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사실, 범인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니혼바시의 닌교초 거리 각 상점마다 품고 있는 사연들, 그들의 오해와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이 너무 따스하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가가 형사 시리즈가운데 가장 인간미가 넘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 작품은 니혼바시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인 기린의 날개의 전주곡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거의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