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 왕 : 왕의 탄생 나르만 연대기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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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글 쓰는 요괴가 붙어 있는 것만 같은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정통(?) 판타지 동화 나르만 연대기는 작가의 기존 작품들과는 조금 결을 달리합니다. 나르만 연대기는 마족들과 인간들 간의 이야기입니다. 1,2권은 청의 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족들을 노예로 부리는 인간들의 도시 나르만 왕국, 그곳은 마족의 힘을 이용하여 부와 풍요로움이 가득한 왕국입니다. 하지만, 인간들에게는 풍요로움이지만 마족들은 자신의 자유를 빼앗긴 채 인간들의 노예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이들 마족이 자유를 찾기 위해선 이들 청의 마족들의 왕이 세워져야만 합니다.

 

바로 그 후계자인 파라는 2권이 시작되면서 하룬, 아반자와 함께 행복의 벌레를 찾아 갑니다. 행복의 벌레를 찾아 성충이 되게 만들면, 청의 마족이 몰락한 배경, 그리고 다시 청의 왕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그로 인해 하룬과 아반자는 행복의 벌레인 앗함을 붉은 전갈호태우는데 성공하는데, 문제는 앗함이 성충이 되기 위해선 앗함의 소원을 들어줘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앗함은 마치 아반자와 하룬을 괴롭히는 재미로 존재하는 존재 같습니다(파라는 행복의 벌레인 앗함의 공식적 주인이 되기에 명색이 주인인 파라를 지나치게 괴롭히진 않습니다. 물론, 하룬과 아반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파라에겐 힘겨운 시간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아반자와 하룬이 들어주기 힘겨울 만큼의 괘씸한 소원들만을 요구하기에 이를 들어주는 것이 아반자와 하룬에게는 너무나도 힘겨운 순간들입니다. 아반자와 하룬에게 앗함은 행복의 벌레가 아닌 불행의 벌레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모든 것이 앗함이 이들 붉은 전갈호를 추적자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술수였답니다. 물론, 아반자와 하룬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니 여전히 괴로움의 연속이지만 말입니다.

 

예를 든다면 이렇습니다. 번개사냥꾼인 아반자는 힘겹게 번개 사냥에 성공하여 번개들을 잡아 뒀답니다. 그런데, 앗함은 갑자기 번개가 사방에서 번쩍거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소원이라는 거죠. 이에 아반자는 분통을 터뜨리며 애써 잡아둔 번개들을 다 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붉은 전갈호아래에서는 청의 마족 공주 파라를 붙잡기 위한 카잣트의 군대가 가득 있었답니다. 이렇게 아반자와 하룬은 앗함의 변덕스러운 요구에 괴롭힘을 당하지만, 실상은 그 모든 것들이 아반자와 하룬, 그리고 파라를 지켜주기 위한 수단이었답니다.

 

이번 청의 왕두 번째 책인 왕의 탄생에서는 이처럼 행복의 벌레 앗함과의 사연이 이어집니다. 과연 파라는 청의 마족의 왕의 자리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책 제목처럼 청의 왕, 왕의 탄생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의 아버지인 청의 왕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이름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름이 곧 그 존재의 본질임이 이야기 아래 깔려 있습니다. 상대의 이름을 알고 부른다는 것은 상대를 이름을 알고 부르는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힘을 갖게 된다는 그런 사상이 말입니다.

 

아무튼 우연히 만나 함께 모험의 일행이 된 하룬과 파라, 그리고 아반자의 모험은 이번 이야기에서 끝을 맺습니다. 나르만 연대기는 물론 계속되지만, 다음 이야기는 청의 왕보다 후대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룬과 파라의 모험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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