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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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좀비 소설을 만났습니다. 조너선 메이버리란 작가의 시체와 폐허의 땅이란 제목의 소설입니다. 작가는 브램 스토커 상을 5번이나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V->의 원작 소설 작가라고 합니다.

 

소설은 이미 좀비가 세상을 뒤엎어버린 첫 번째 밤이후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첫 번째 밤이후 죽은 자들은 모두 좀비로 되살아(?) 납니다(물론 좀비에게 물린 자도 좀비로 되살아납니다. 그런데 소설은 좀비에게 물린 자만이 아니라 죽은 사람은 모두 좀비로 되살아난다는 설정입니다.). 그런 좀비들로부터 자신들을 지켜낸 이들이 만든 도시 마운틴사이드시에서 성장한 15살 베니는 이제 곧 직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배급이 반으로 줄어들거든요. 그렇게 베니는 도시의 여러 직업들을 얻으려 하지만, 모두 적성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다 결국 베니는 가업이기도 한(형 톰이 유명한 좀비 사냥꾼입니다.) ‘좀비 사냥꾼수습생이 되기로 합니다.

 

사실 베니는 형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밤그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복형)은 엄마를 구하지 않고 도망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사실은 베니를 살려내기 위한 선택이었답니다.). 아무튼 사이가 좋지 않은 형제간은 법이 존재하지 않는 땅, 좀비들이 지배하는 땅인 시체들의 땅으로 들어가 좀비사냥꾼(물론 아직 수습생이지만)으로서의 첫 번째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베니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좀비 사냥꾼들인 찰리와 해머에 대해 어렴풋 자신의 이상이 틀릴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첫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베니는 새로 나온 좀비카드를 구입하다가 그 카드 가운데 한 장인 사라진 소녀카드로 인해 자신의 우상인 좀비 사냥꾼 찰리와 부딪히게 됩니다. 다행스럽게 형 톰의 등장으로 위기를 벗어나긴 하는데, 그런 베니와 톰의 집으로 좀비카드에 그림을 그린 화가가 좀비가 되어 공격해 오게 되는 사건을 겪게 됩니다. 이와 연달아 베니의 여자사람 친구인 닉스의 집이 누군가에게 공격당해 닉스의 엄마가 결국 죽게 되고 닉스는 누군가에게 납치됩니다. 그것도 시체들의 땅으로 말입니다.

 

베니는 그 범인이 바로 찰리와 해머 일당들임을 알게 되고 닉스를 구하기 위해 시체들의 땅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과연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형제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런데, 도대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카드에 불과한 좀비카드 속 사라진 소녀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 찰리와 해머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걸까요?

 

좀비소설이니 마땅히 좀비와 인간 간의 대결이 소설 속엔 존재합니다. 하지만, 소설의 주된 대결구도는 좀비와 인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큰 악당은 바로 인간들이랍니다. 도리어 좀비들 역시 살아있던 사람이었음이 소설 밑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사실, 좀비사냥꾼인 톰이 하는 일 역시 바로 이 정신으로 행하는 겁니다. 좀비로 변하여 영원히 좀비로 있어야만 하는 존재들, 그 존재를 안타깝게 여기는 가족의 의뢰로 인해 영원한 안식을 찾아주는 일이 바로 톰이 하는 일이었던 겁니다.

 

좀비 소설이니 마구 싸우고 죽이고 하겠지 생각됩니다. 맞습니다. 마구 싸우고 죽입니다(아니 이미 좀비는 죽은 존재인데, 파괴한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러나 그냥 마구 싸우고 죽이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소설은 좀비들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바로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예전엔 사람이었던존재로 말입니다.

 

또한 형과 함께 한 집에 들어가 두 좀비를 해치우는 장면은 가슴을 적십니다. 좀비 소설이 이렇게 가슴을 울려도 되는 걸까요? 여기에 사랑, 그리고 형제간의 우애까지. 그러니 소설은 좀비 소설치고는(?) 가슴으로 읽게 되는 소설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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