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읽지 마 내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책
니카라스 캐틀로 지음, 최정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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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낙서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더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낙서는 내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수단이 될뿐더러, 낙서를 통해 창조적인 생각들이 길러지며 겉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낙서는 어쩌면 정형화된 생활을 깨트릴 수 있는 아주 멋진 몸짓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억압된 정서를 해방시켜줄 구원의 창구가 될 수도 있겠고요. 너무 거창하게 말했나요?

 

아무튼 낙서에 대한 시선의 변화가 필요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위대한 역사적 흔적 역시 낙서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보이기도 한 울진 반구대 암각화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도 어쩌면 낙서에서 시작된 것일지 모르니 말입니다.

 

바로 이런 창조적 첫걸음, 낙서를 할 수 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 읽지 마란 제목의 책인데요. 정말 이 책을 읽어선 안 됩니다. 표지에도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지명수배. 이 책을 읽은 사람을 찾습니다!”

낙서 대환영! 읽은 사람 바보!”

 

이 책은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책입니다. 몇몇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 다음 공백은 아이들 몫입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겠죠.

 

아이에게 누구 코일까?”를 보여주며, “이게 누구 코일까?”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코끼리코, 돼지코...” 말합니다. “그럼, 여기 이 코에 맞게 마음대로 그리면 돼.” 그러자 아이가 말합니다. “다른 동물 그려도 돼?”, “그럼, 꼭 코끼리나 돼지를 그릴 필요는 없어.”

 

아이에겐 이미 뭔가 다른 상상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돼지코를 가진 강아지나, 코끼리 코를 가진 개미는 어떨까요? 아이의 상상이 현실이 되어 책을 이루는 귀한 책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다시 묻습니다. “정말, 아무거나 그려도 돼?” 어쩌면 아이의 무한한 상상을 우리 어른들이 이미 짓누르고 있었던 것만 같아 속상했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상상력이 억압받지 않고 마음껏 표출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 책을 만드는 것은 오롯이 아이의 몫입니다. 굳이 그것에 대해 부모의 왈가왈부가 더해지지 않길 바라며 책을 아이에게 넘깁니다. 창조적 낙서가 활짝 펼쳐지길 바라며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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