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아저씨 책가방 속 그림책
김미소진 지음 / 계수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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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선택의 기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소하게 중화요리를 먹을 때에도 짜장면을 먹을 것인지 짬뽕을 먹을 것인지 선택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심해지면 선택장애”, 또는 결정 장애라고 말하는데, 조금 더 그럴 듯한 표현으로는 햄릿 증후군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김미소진의 그림책 펑 아저씨는 바로 이런 결정 장애를 갖고 있는 펑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행복한 발명가인 펑 아저씨는 뭔가를 선택할 때,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큰 걱정입니다. 선택하는 것이 항상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아저씨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바로 발명을 통해 말입니다.

 

자신의 선택을 도와줄 발명품을 만들기로 한 겁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당근 할아버지입니다. 당근 할아버지는 이제 펑 아저씨의 선택을 대신 해줌으로 펑 아저씨의 고민을 해결해 줍니다. 이제 모든 선택은 펑 아저씨에게 맡기면 되니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뭔가 크게 잘못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당근 할아버지가 펑 아저씨의 모든 삶을 주물럭거리게 되었거든요. 점점 펑 아저씨의 생각과 주장은 사라져버리고 당근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살아가게 되어버렸거든요. 과연 펑 아저씨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림책 펑 아저씨는 비록 뭔가를 선택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신의 고민과 자신의 생각을 통해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줍니다. 때론 나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고, 때론 나의 선택이 내 삶을 더욱 힘겹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선택은 다름 아닌 나의선택이기에 귀한 것이며 존중받아야 할 선택임을 알려줍니다. 혹시 내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닐까 염려하지 말고, 자신의 선택을 위한 고민의 순간마저 귀하고 소중한 시간임을 책은 들려줍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에게 당근 할아버지는 부모님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부모님의 선택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는 아이들이 많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쉬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근 할아버지의 인생을 사는 것이지 자신의 인생은 아니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에 언제나 고민하며 바른 선택을 하며, 아니 때론 그 선택이 삶을 힘들게 만들지라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 없이 멋지게 살아나가길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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