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비 부인과 니임의 쥐들 - 1972 뉴베리 상 수상작 상상놀이터 14
로버트 C. 오브라이언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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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판타지의 고전과 같은 작품을 만났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의 프리스비 부인과 니임의 쥐들이란 작품인데, 1971년 작품으로 뉴베리 대상 수상작이자 루이스 캐롤 쉘프 상 수상작이라 합니다. 이렇게 귀한 책이 이제야 번역되었다니 싶어 찾아보니 그렇진 않았습니다. 이미 니임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같은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제목을 원제 그대로 번역하여 출간한 건데, 사실 옮긴이 역시 같으니 니임의 비밀이 그대로 다른 옷을 입고 재출간된 것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50년 전의 작품이기에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기대한 것은 문학상 수상을 통해 인정받은 작품을 만난다는 기대, 동물판타지의 고전을 만난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반면 걱정은 고전이란 단어가 주는 선입견입니다. 현대인의 감각에 지루하진 않을까 하는 그런 선입견이 낳은 걱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전혀 필요 없는 걱정이었음을 책장을 넘기며 깨닫게 됩니다.

 

무엇이 그리 잡아당기는 걸까요? 완전 몰입하여 읽었답니다. 뒤가 궁금하여 해야 할 일 때문에 잠시 중단할 때는 조바심을 느끼기까지 할 정도였답니다.

 

들쥐인 프리스비 부인은 남편 쥐를 잃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답니다. 그런 프리스비 부인에게 큰 걱정이 생겼습니다. 몸이 약한 티모시가 병에 걸렸거든요. 이에 프리스비 부인은 평소 도움을 청하곤 하던 들쥐 에이지스 씨를 찾아가 약을 타옵니다. 티모시의 증상이 폐렴이라네요. 그래서 에이지스 씨에게 받아온 약을 먹이고 티모시의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지만, 또 다른 걱정이 찾아옵니다. 그건 날씨가 풀리면서 지금 있는 농장 밭의 집에서 이사를 가야만 합니다. 곧 농장 주인이 이 밭을 갈아엎게 될 테니 말입니다. 그 전에 이사를 가야만 하는데, 문제는 티모시가 이사를 갈 체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티모시를 포기하던지, 티모시 곁에서 가족이 모두 함께 어려움을 겪던지 해야만 하는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 프리스비 부인은 자신이 도움을 줬던 까마귀 제레미를 통해, 모르는 것이 없다는 올빼미를 만나게 되고, 조언을 구하게 되지만, 모르는 것이 없다는 올빼미 역시 난감해 합니다. 그런데, 프리스비 부인의 이름을 대는 순간 올빼미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자신을 찾아온 쥐가 다른 쥐가 아닌 프리스비부인이라면 해결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준 답이 시궁쥐들을 찾아가라는 겁니다. 농장 장미덤불 속에서 살고 있는 시궁쥐들 무리는 평소에도 이상하게만 느껴지던 무리들이었는데, 그들을 찾아가라는 말에, 프리스비 부인은 또 다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들 시궁쥐들을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프리스비 부인은 처음엔 문전박대를 당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이상하게 프리스비부인의 이름을 알게 되면서 시궁쥐들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그리곤 프리스비 부인을 자신들 집 안으로 들이게 되는데.

 

그곳은 문명세계였습니다. 쥐들이 살고 있는 땅 속 깊은 동굴은 이미 하나의 도시였던 겁니다. 이들 시궁쥐들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고, 심지어 엘리베이터 까지 구비도어 있습니다. 도서관이 있어 책을 읽고 쓰는 연습을 하는 쥐들. 그리고 뭔가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는 쥐들. 과연 이들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바로 이 시궁쥐들을 니임의 쥐들이라 부르게 되는데, 왜 이들을 니임의 쥐들이라 부르게 된 걸까요? 그리고 이들은 왜 프리스비 부인의 이름을 듣는 순간 태도가 달라지고 적극적으로 프리스비 부인을 돕는 걸까요? 과연 프리스비 부인의 죽은 남편은 이들과 무슨 관계였을까요? 과연 프리스비 부인은 자신의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들 니임이 쥐들은 실험실 쥐로 붙잡힌 쥐들로 특정 약을 투약함으로 일반 쥐보다 몇 배 똑똑해진다는 가설의 실험 대상 쥐들입니다. 게다가 또 다른 특정 약을 투약하면 일반 쥐보다 수명이 몇 배 늘어나게 된다는 실험 역시 하게 된 대상자들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들은 똑똑해지고 심지어 인간의 글을 읽게 되죠. 게다가 체격도 커지고, 수명도 무한대로 늘어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면서 이들은 실험실을 탈출하게 된 것이랍니다.

 

인류의 지능 향상과 노화 방지 연구를 위한 실험용 쥐들이 그 혜택을 오롯이 다 누리게 됨이 통쾌한 반전으로 느껴집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존스 부인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소설이 담고 있는 묵직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진공청소기 하나가 가져온 아이러니한 현실, 그 이야기의 제목이 쥐들의 경주였지만, 정작 니임의 쥐들의 지도자인 니코데무스는 말합니다. ‘분별 있는 쥐라면 그런 바보 같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쩌면 오늘 우리는 이 소설이 발표될 때보다 더 문명이 발달되고, ‘존스 부인의 진공청소기와는 비교되지 않을 발달된 기기들을 수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오늘 우리 역시 인간들의 경주를 하며 헛된 경주를 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정말 더 편해진 걸까요? 어쩌면 우리의 이런 모습을 어디에선가 니임의 쥐들이 보며 비웃고 있는 건 아니겠죠?

 

이 책이 왜 동물 판타지의 고전이라 당당하게 불릴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고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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