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할아버지 그림책이 참 좋아 63
신순재 지음, 이명애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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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언제나 우리에게 공포와 함께 극복하기 어려운 슬픔을 남깁니다. 누구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경험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이런 죽음에 대해 일견 재미나고, 일견 유쾌하게, 하지만, 그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코딱지 할아버지란 그림책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한참을 먹먹함 가운데 힘들었답니다. 하지만, 그 먹먹함의 크기만큼 또 다른 묘한 감동을 느낀 것도 사실입니다.

 

민이의 할아버지는 코딱지 멀리 튕기기 검은 띠랍니다. 물론 이것은 민이와 할아버지만의 비밀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민이의 이빨이 흔들흔들, 민이는 이런 이빨이 너무 재미나고 좋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아빠와 함께 간 곳엔 할아버지가 호스를 꽂고 침대에 누워 있답니다.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에게 흔들리는 이빨을 자랑하게 되고, 할아버지가 만져주다 그만 이빨이 빠져버립니다. 너무나도 소중하게 여기던 이빨이 빠져 우는 민이에게 할아버지는 말하죠. 이빨이 빠진 곳에선 새로운 이빨이 나게 된다고, 헌 이가 빠지면서 새 이를 남겨뒀다고 말입니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민이는 묻습니다. 그럼 할아버지도 죽으면 다시 나느냐고 말이죠. 할아버지는 말합니다. 민이가 좋아하는 이(헌 이)가 새 이를 남겨 둔 것처럼 할아버지 역시 민이를 남겨둔다고 말입니다. 민이가 바로 할아버지의 새 이빨인 셈이죠. 이 장면이 참 뭉클했답니다. 우리 모두는 부모님이 이 땅에 소중하게 남겨놓는 새 이빨이라는 생각에 내 삶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고 말입니다.

 

그림책 코딱지 할아버지를 읽으며,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어쩜 코딱지란 녀석을 통해 들여다보게 할까 싶어 감탄도 했답니다. 책은 죽음의 순간이 슬픔만이 아닌 묘한 격려의 힘도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조금을 덜 충격적으로 들려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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