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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ㅣ 그림책은 내 친구 56
정연숙 지음, 김동성 그림 / 논장 / 2020년 1월
평점 :
정연숙 작가의 그림책, 『꽃밥』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은 다름 아닌 벼꽃입니다. 우리의 주식인 쌀을 만들게 되는 벼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라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야기는 주인공 은진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에 대해 써오는 숙제를 하면서 시작됩니다. 엄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이 무엇이냐고 묻자, 엄마는 곧바로 ‘벼꽃’이라고 대답해 줍니다. 이렇게 은진은 벼에도 꽃이 있음을 알게 되고, 엄마는 엄마의 엄마, 즉 은진이의 할머니 일기장을 꺼내 주면서 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렇게 책은 은진의 외할머니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빠르게 훑으며 벼꽃에 대한 이야기, 쌀에 대한 이야기, 평생 쌀농사를 짓던 할머니의 일생을 들려줍니다. 논에 허수아비를 그려 만들던 일들, 메뚜기를 잡던 일들, 그리고 학창 시절 혼식을 하지 않아 혼나는 이야기 등을 통해 우리의 옛 모습 속에서 쌀이 얼마나 귀하게 여겨졌는지를 알려줍니다.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는 쉽게 이해해지 못합니다. 지금은 쌀이 너무나도 흔해졌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학교를 다닐 때(물론, 저 역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답니다.), 도시락 검사를 하곤 했죠. 실제 혼나지 않기 위해 친구들의 도시락에서 보리쌀을 빌려 섞어봤지만, 선생님께 걸렸던 기억들도 있고요. 이런 옛 풍경을 이야기하는 재미 역시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도시락도 낯설죠. 그러니 잡곡을 섞어 도시락을 싸야만 했던 시절이 어쩌면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연들을 통해,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책을 함께 나누며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내는 도시락 검사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세대차이가.ㅠㅠ
『꽃밥: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은 이처럼 쌀에 얽힌 이야기들을 살펴봄과 동시에 한 가정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현대사를 살펴보게도 됩니다. 할머니, 어머니의 삶을 통해, 한 가족의 역사뿐 아니라, 우리의 현대사를 들여다보는 재미와 유익이 있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