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아이 모두 다른 우리는 2
박선희 지음 / 씨드북(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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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집에선 말을 콸콸콸 잘만 쏟아내지만, 밖에만 나가면 딸깍 막혀 버립니다. “얼음아이가 되어 버리는 겁니다. 친구들이 송이에게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말하든 송이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합니다(작가는 그림책 속 송이를 실제 조카를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조카 송이가 이러한 선택적 함묵증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송이의 침묵을 이용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가득하여 마음이 불편했답니다. 어차피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송이, 과연 말을 하는지 하지 못하는지도 의문인 송이의 침묵을 아이들은 이용합니다. 물 묻은 손을 송이 옷에 닦습니다. 어차피 송이는 선생님에게 이르지 못한다고 말하며 말입니다. 선생님에게 혼날 만한 짓들을 하고도 그 모든 것을 송이에게 뒤집어씌우기도 하고요. 어쩌면 이런 아이들 때문에 더욱 송이는 얼음아이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그림책 얼음아이를 통해 만나게 되는 아이들의 모습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맑고 순수한 동심의 표정 뒤에 감춰진 교활하고 악한 아이들의 마음을 엿보는 것만 같아 말입니다.

    

물론 아이들은 여전히 순수하고 치기 가득한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지만, 그 순수함 안에 감춰진 정글과 같은 세상 속에서 송이는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갈까요? 물론, 책은 이런 정글과 같은 아이들의 세상 속으로 조금 더 힘을 내어 한 걸음 내딛는 모습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송이들이 부모님 앞에서 뿐 아니라 친구들 앞에서 용기 있게 다가가고 함께 하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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