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의 비밀 그림책은 내 친구 57
차재혁 지음, 최은영 그림 / 논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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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 네 명의 형제가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기 일하는 공간이 다른데, 그곳들은 각기 고유한 다른 색깔의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답니다. 각기 자신들이 일하는 곳의 안개 색깔에 형제들은 물듭니다. 그렇게 네 명의 형제는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막내(빨간색)가 색에 물들지 않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그 모습에 낯설어 하며, 또 한 편으로는 두려워합니다. 저러다 막내가 괴물로 변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막내가 다시 빨간색으로 물들게 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막내가 다시 빨간색으로 물들지 않아도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다 이젠 첫째가, 다음엔 둘째가, 그리고 셋째가 색에 물들지 않게 됩니다. 형제들은 자신의 색이 없어짐에 놀라게 되고 걱정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서로 어떤 색을 가지고 있어도 상관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코 괴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리고 색이 변해도 형제들은 여전히 형제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처음엔 작가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싶었답니다. 제일 마지막 부분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책을 통해 작가들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짐작케 됩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수없이 변하게 되는데, 그 변함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거죠.

 

특히, 부모가 자녀의 앞으로의 일생, 그 색깔을 이미 정해놓고 있진 않은지. 그래서 그 색깔에만 물든 인생을 강요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의 색깔이 앞으로도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어떤 모습이든 자신을 잃지 않으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인생, 멋지게 삶을 헤쳐 나가는 멋진 색깔이길 기도하고요.

 

책은 표지에서 내용을 소개하길, “나와 다르면 가까이하기 어려워요. 겁이 나기도 해요.”라고 설명하며, 다름에 대한 거부감, 다른 존재에 대한 차별을 넘어서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처음부터 사이좋게 지내던 형제들은 서로 달랐거든요. 서로 다른 색이지만, 그 색을 두려워하진 않아요. 오히려 그 색을 잃어버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죠. 그러니 이는 다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각 개인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나의 색이 어떻게 변하든 그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변화를 즐길 수 있는 인생이 되길 촉구하는 것 아닐까요? 나에게 익숙한 색깔만이 아닌 다른 삶, 다른 색깔, 다른 직업을 두려워하지 않고 멋지게 변화 자체를 즐기며 삶을 즐기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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