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에 킬러가 산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옆방에 킬러가 살고 있다면, 그래서 그 킬러가 새벽마다 시체를 절단하는 소리가 얇은 벽을 통해 다 들려온다면? 그렇다면 어떨까?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설정이다. 그런데, 이런 설정으로 시작되는 소설이 있다. 바로 나카야마 시치리의 신작소설 옆방에 킬러가 산다가 그렇다.

 

코타리 토모야라는 청년은 니시무라 정밀이란 회사의 직원으로 기숙사에서 숙식하고 있다. 그런데, 방음상태가 좋지 않은 기숙사의 옆방에서 새벽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그 위치면 욕실인데, 욕실에서 새벽마다 들려오는 고기를 자르는 것 같은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욕실에서 고기를 잘라 먹는 것은 아닐 텐데. 게다가 그렇게 오랫동안 자르는 고기라니 혼자 살면서 얼마나 많은 고기를 먹는 걸까? 게다가 한 밤중에 그런다는 것은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코타리는 옆방에 킬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기를 자르는 것 같은 소리는 바로 시체를 절단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점점 잠을 잘 수 없다. 물론, 이런 생각을 가까운 선배와 애인에게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런 맹랑한 상상을 누가 믿어주겠는가?

 

하지만, 코타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결론은 없다. 게다가 공장 주변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피해자 신체의 일부만이 버려진 채 드러난 살인 사건들)으로 인해 코타리는 더욱 옆방 사람이 바로 그 연쇄살인범 킬러라 확신한다. 물론 여전히 아무도 믿지 않지만. 그런데, 정말 코타리가 허무맹랑한 상상을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 아님 정말 옆방의 중국인 직원은 정말 킬러인 걸까?

 

어느 날 코타리는 새벽에 몰래 빠져나가는 옆방 사람을 미행하여 결국 뭔가를 버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버린 물건을 확인한 결과 역시 코타리의 상상이 맞았다. 놀랍게도 옆방 사람 쉬하오란이란 사람은 사체의 일부를 몰래 가져다 버린 것. 이 일을 선배와 애인에게 밝히자 비로소 두 사람은 믿는다. 그런데, 여기에서 코타리는 어리석을 만큼 이 사건을 경찰에게 밝히지 않는다. 이런 전개에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왜 이런 전개를 하고 있지? 독자가 만만한가? 아님 이런 억지스러운 전개를 참고 읽어야만 하나?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코타리가 경찰에 자신이 목격한 것을 밝힐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그래서 더욱 절묘하다 생각하며 감탄하게 된다.

 

과연 코타리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그리고 옆방의 킬러가 이제 코타리를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과연 둘 사이에 누가 살아남게 되는 걸까?

 

소설 속에 코다라는 형사가 등장한다. 대단히 집요한 형사인데, 그런데, 이 형사 어째 꽉 막혀 있고, 쉬이 선입견을 갖는 사람이다. 이런 인물이 집요하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도 소설을 읽는 내내 분통 터질 만큼 느끼게 된다.

 

이번 소설 옆방에 킬러가 산다는 작가의 여느 소설보다 더 몰입도가 있으며, 조금은 가벼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물론 연쇄 토박 살인범의 으스스함이 순간 순간 오싹하게 만들긴 하지만 말이다. 아울러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는 작가답게 마지막 순간 또 다른 반전이 또 한 번 오싹하게 만든다. 영화였다면 관객들의 비명이 쏟아질만한 반전이 말이다. 아무튼 이번 소설 옆방에 킬러가 산다역시 재미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