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도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댄 윌리엄스 그림, 명혜권 옮김 / 스푼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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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그림책인 바다의 기도를 읽고 책장을 덮으며 그 먹먹함은 한 동안 가시지 않고 오랫동안 가슴을 짓누릅니다. 이 그림책은 난민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니 난민의 아픔만이 아닌 그들 역시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우린 난민이란 단어 안에 그들을 그저 집어넣고 있지만, 그들 역시 우리처럼 누군가의 아빠이고 누군가의 엄마이며 누군가의 아들딸이란 사실. 그들 역시 아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딸의 미래가 열리길 소망하고, 부모님이 건강하길 기도하는,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우리 역시 부모님 세대, 할아버지 세대엔 난민들이 되어 곳곳에서 살아갔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또한 전쟁난민이 되었을 때, 수많은 나라의 사랑을 받았던 수혜국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제 우리가 그 사랑 전해줄 수 있음에도 여전히 찬반의 문제가 뜨겁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 우리의 현실임을 떠올릴 때 또 다시 먹먹함과 함께 미안함을 느꼈답니다.

   

 

마르완과 그 가족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탄과 굶주림, 그리고 죽음의 땅을 벗어나려는 행렬에 끼어듭니다. 그리곤 배를 타게 되죠. 그런데, 아버지가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답니다. 그저 기도하며 운명에 맡기는 것밖에 없었답니다. 과연 마르완은 안전한 세상으로 갈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 바다의 기도20159월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던 중 지중해 연안 터키 해변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은 사내아이가 해안가 바닷물이 잠길 듯 말 듯 한 곳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죽어있던 사진 한 장은 우리 모두를 아프게 만들었고, 그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었죠. 그 끔찍한 일이 벌써 6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군요.

   

 

그 뒤로도 조금 더 잘 살아보겠다고, 조금 더 인간답게 살겠다고, 조금 더 안전한 삶을 살고 싶다고 바다를 건너던 중 4,176명의 난민이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욕심이 그토록 비난을 받고 외면 받을 그런 욕심인지 그림책 바다의 기도를 읽으며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할 것이 없었다는 아버지보다 더 많은 것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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