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어둠 사용법 - 제42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전자윤 지음, 주민정 그림 / 샘터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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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우린 폭력이 난무한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 사건이 우릴 충격으로 몰아넣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의 아동폭력 역시 수많은 부모들의 공분을 사게 만들고 말입니다. 이처럼 아동폭력이 끊이지 않는 시기에 가정폭력을 주제로 한 동화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림자 어둠 사용법이란 제목의 단편동화입니다. 그림동화여서 유아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초등 중학년 대상입니다. 42회 샘터동화상 당선작이라고 하네요.

 

동화 속 화자인 는 지훈이의 그림자랍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지훈이는 여름 내내 긴 소매 옷을 입었답니다. 아빠에게 맞은 멍을 숨기기 위해서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는 애써 멍을 감추며 홀로 슬픔을 삭이고 있답니다. 그런 지훈을 그림자가 살짝 안아주면서 동화는 시작합니다. 자신을 안아주는 그림자를 발견하고 지훈은 그림자를 따라 그림자학교에도 가게 되는데, 지훈은 오히려 그림자에게 실망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힘겨워 할 때, 그림자가 모른 척 했음이 서운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그림자인 는 지훈을 위해 나섭니다. 바로 그림자 학교에서 배운 그림자 어둠 사용법을 따라 하는 겁니다. 이는 지훈의 어둠을 드러내는 겁니다. 이렇게 어둠을 감추기보다는 드러냄으로 오히려 주변 어른들의 관심을 사게 되고, 그 관심이 지훈을 뒤덮고 있는 어둠의 근원인 폭력을 드러내게 되고, 그 폭력의 상황을 막아주게 된다는 겁니다.

 

동화는 폭력의 상황을 감춰서는 해결되는 것이 없음을 알려줍니다. 감추기보다는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관심과 공감, 그리고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오히려 어둠을 사용함으로 어둠이 밝은 빛을 끌어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아픔에 공감하고 안아줄 수 있는 힘이 얼마나 큰지도 생각하게 해줍니다. 이야기의 출발은 그림자가 눈물 흘리는 지훈이를 살짝 안아줌에서부터 시작되니 말입니다. 우리가 서로 서로에게 이런 그림자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곁에 있는 이들의 아픔을 안아줄 수 있는 귀한 마음이 세상을 더욱 밝게 해주지 않을까요?

 

또한 나쁜 모습에 대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역시 어두운 세상을 밝게 해준다는 것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동화 속 그림자 학교의 교장 선생님의 말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여러분, 주인의 나쁜 행동까지 무조건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얼굴을 잃게 되고 가짜 그림자가 될 거예요. 진짜 그림자는 이 세상에 빛을 데려옵니다. 그림자가 움직여야 밝은 빛이 따라온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세요.”

 

나쁜 모습에 대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우리 아이들이 품게 되길 소망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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