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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 1 ㅣ 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미노루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1년 2월
평점 :
히로시마 레이코의 작품들이 연달아 출간되는 느낌입니다. 이번엔 『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라는 작품입니다. 책 속 주인공은 앞이 보이지 않는 매우 잘 생긴 청년(센야)과 말을 하지 않는 아이(야스케), 이 둘입니다. 센야는 숲속에 있던 야스케를 주워 그 뒤로 둘은 함께 살게 되었답니다. 센야는 앞을 볼 수 없는 청년인데 묘한 매력이 있는 청년입니다. 무엇보다 엄청나게 잘 생겼답니다. 야스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선 말을 하지 못합니다. 오직 센야와 함께 있을 때만 말을 하죠.
그런데, 야스케가 어느 날 숲속에서 돌 하나를 깨뜨렸는데, 이 돌은 우부메라는 요괴의 집이었답니다. 이로 인해 우부메는 숲을 떠나버렸는데, 문제는 우부메란 요괴는 요괴 아이들을 돌봐주던 요괴였던 겁니다. 갑자기 아이들을 맡길 곳을 잃어버린 요괴들. 이런 상황 속에서 야스케에게 벌이 내려집니다. 바로 우부메 대신 요괴들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해야만 하는 벌이 말입니다. 과연 야스케는 요괴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을까요? 요괴 아이들과 보내는 가운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조그마한 매실 요괴의 아이를 맡는 일부터 시작하여 야스케는 여러 요괴 아이들을 돌보게 됩니다. 때론 그 일로 인해 집이 홍수에 떠내려갈 뻔도 하고, 집이 홀라당 타 버릴 위기 역시 겪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야스케는 요괴의 아이들을 진심으로 잘 돌본답니다. 마치 아이를 염려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요괴 아이들을 돌보던 우부메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우부메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이 힘겨운 육아에서 벗어날 테니 말입니다.
육아 스트레스는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가, 그것도 남들 앞에서는 말도 하지 못하는 그런 아이가 순한 어린 양 같은 아이들이 아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괴의 아이들을 돌봐야만 하는 “육아 동화”,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하지만, 결코 아찔하지마는 않답니다. 야스케는 요괴 아이들을 돌보는 가운데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게 된답니다. 자신이 어떻게 해서 앞을 보지 못하는 청년 센야와 함께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센야의 진정한 정체는 무엇인지. 등 이번 1권에서는 요괴를 돌보는 이야기들 뿐 아니라, 두 주인공의 과거사까지 밝혀지는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신기한 능력을 가진 요괴들의 등장은 흥미로운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물합니다.
2권에서는 야스케가 엄청난 위기 가운데 처하게 된다는데, 과연 어떤 위기인지, 그리고 어떻게 헤쳐 나가게 될지 궁금하여 얼른 사봐야 겠습니다.
인상 깊었던 구절 한 대목을 적어봅니다.
“괴로울 땐 도망쳐도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도망쳐도, 된다고?”
“네, 사람들은 보통 도망치지 말고 견디라고 말하지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저는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그도 그럴 게, 사람들은 다들 제각각이니까. 영혼이 저마다 다르니까요. 같은 일을 겪어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견디지 못하고 망가지는 사람도 있어요. 망가질 정도라면 도망치는 게 낫죠. 도망치고 도망쳐서, 또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돼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91쪽. 인간을 포기하고 요괴가 된 주로와 요괴 돌보미 야스케의 대화 중에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