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의 고래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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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청소년과 어린이 독자 뿐 아니라 성인 독자들에게도 사랑받는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 소설인 주머니 속의 고래를 만났습니다. 유진과 유진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 소설이라고 합니다. 2006년 작품인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찾아와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답니다.

 

먼저, 제목이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머니 속의 고래, 과연 여기에서의 고래는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소설 속 주인공 가운데 하나인 민기네 아빠는 평소 고래 사냥이란 노래를 즐겨 부릅니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의 주제곡이기도 하고, 동명 영화인 고래사냥의 주제곡이기도 한 노래 고래 사냥”. 노래 속 고래는 억압된 세상에서 찾는 자유, 희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소설 속 고래 역시 비슷합니다. 청소년들이 품고 있는 꿈이자 희망이 바로 고래입니다.

 

그러니 소설은 각기 삶의 자리에서 힘겨운 삶의 무게로 버거워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희망을 품고 꿈을 좇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소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민기는 잘 생긴 얼굴이 연예인을 해도 좋을 만합니다. 그래서 막연한 생각에 오디션을 보곤 하지만, 정작 주목 받지 못합니다. 잘 생긴 얼굴 역시 일반인들 중에 그렇다는 말이지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 가운데서는 그리 특출 나지도 않답니다. 게다가 특별한 특기도 없고요. 공부 역시 그다지 잘하지도 못하고요.

 

현중은 민기와 함께 오디션에 나가곤 하지만, 현중은 민기보다 더 심각합니다. 그나마 민기는 얼굴이라도 잘 생겼는데, 현중은 그렇지도 못하거든요. 얼굴도 평범하고 공부는 꼴찌, 춤도 노래도 그다지 재능이 없답니다. 그럼에도 오디션을 보던 가운데, 점차 그 길에 대한 집념을 보인답니다. 포기하지 않고 줄기차게 오디션을 보는 끈기, 어쩌면 이것이 현중의 재능이 아닐까요?

 

준희는 얼굴에 커다란 점이 있는 소년입니다. 그래서 남들 앞에 드러나고 싶지 않은, 투명인간으로 살고 싶은 소년인데, 정작 얼굴의 커다란 점이 투명망토에 뚫린 구멍처럼 준희를 드러나게 한답니다. 게다가 준희는 태어나면서부터 공개입양된 소년이랍니다. 동네 모든 사람들에게 입양된 아이로 알려진 소년. 준희에겐 랩이 분출구입니다. 랩을 사랑하는 힙합 소년이랍니다.

 

마지막 주인공은 연호라는 소녀인데, 민기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소녀랍니다. 노래에 재능이 있지만, 무명 가수인 철없는 엄마의 모습에 노래를 부르지 않는 소녀. 외증조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만, 할머니는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생활비 걱정, 월세 걱정에 머리가 아픈 연호랍니다. 소설 속 삶의 무게는 아무래도 연호의 것이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물론, 당사자에게는 모두 자신의 무게가 힘겹겠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네 명의 청소년들이 힘겨운 삶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나가는 이야기가 바로 주머니 속의 고래입니다. 연예인을 꿈꾸며 계속하여 오디션을 보는 현중과 다른 친구들 간의 대화가 참 인상적입니다(드림박스의 연습생이 된 연호, 연호의 첫 가이드녹음을 축하하는 자리에서의 대화랍니다.).

 

나 드림박스로 또 오디션 보러 갈 건데 얘기 좀 잘해 주라.”

분식집에서 현중이 연호에게 말했다.

너 아직도 그 꿈 못 접었냐?”

준희가 물었다.

접으면 그게 꿈이냐? 종이지.”

현중이 김이 설설 오르는 어묵 국물을 떠먹으며 대답했다.(249)

 

꿈이란 접지 않고 계속 간직하며 나아가는 것이라는 현중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접으면 그게 꿈이냐? 종이지.” 이 땅의 청소년들 역시 자신들만의 고민을 품고 꿈을 향해 나아갑니다. 모든 청소년들이 그 꿈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고, 주머니 속의 고래로 품고 나아가길 응원해 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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