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쇼팽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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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세 번째 책은 언제까지나 쇼팽입니다. 이번엔 쇼팽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미사키가 이번엔 쇼팽의 본고장인 폴란드로 가게 됩니다. 바로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따로 있지만 미사키의 지분이 더 많아진 느낌입니다.

 

이번 주인공은 폴란드의 엘리트 음악 가문, 4대째 음악가 가문인 스테판스 집안의 얀 스테판스란 18세 소년이랍니다. 무엇보다 쇼팽에 있어서만큼은 최고라는 자긍심을 가진 집안의 후예입니다. 무엇보다 폴란드인이 아니면 쇼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자긍심에 똘똘 뭉친 가문의 후예인 얀 역시 그런 자긍심이 대단합니다. 문제는 폴란드의 쇼팽이란 자긍심 안에 갇혀 있다는 거죠. 다른 나라의 참가자들이 어찌 쇼팽을 쇼팽답게 해석하고 연주하겠느냐는 자만에 빠져 있는 얀, 그런 얀 역시 이번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게 됩니다.

 

콩쿠르가 진행되는 가운데 얀의 자긍심 안에 숨어 있던 아집이란 단단한 껍질은 깨지기 시작합니다. 다른 나라의 연주가들의 연주 역시 가슴을 움직이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얀을 감싸고 있던 벽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더욱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이야기는 성장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답니다. 물론, 얀의 벽을 깨뜨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사키 요스케랍니다. 이번 콩쿠르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사람이 바로 미사케 요스케랍니다. 그런데, 난청을 앓고 있다는 점이 최대 변수랍니다. 과연 미사케는 쇼팽 콩쿠르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번 이야기 역시 쇼팽에 대한 음악이 책 전반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소설은 음악 소설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자칫 소설이 미스터리 소설이란 것을 잊을 만큼 말입니다. 그러니 이는 이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는 분명 미스터리 소설이랍니다. 특히 미사키야말로 엄청난 추리의 재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숨겨진 명탐정이랍니다. 과연 쇼팽 콩쿠르가 열리고 있는 곳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건 바로 테러랍니다. 폭탄 테러가 콩쿠르를 위협합니다. 이런 테러의 위협 앞에서 안전을 위해 콩쿠르를 중단하는 것이 옳은지, 아님 콩쿠르를 계속하는 것이야말로 쇼팽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인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콩쿠르 현장에서 테러범을 뒤쫓던 형사가 열손가락이 잘린 채 시체로 발견됩니다. 아주 악질 테러범이자 비밀에 쌓인 테러범, ‘피아니스트를 뒤쫓던 형사가 쇼팽 콩쿠르현장에서 살해된 겁니다. 테러범 피아니스트를 뒤쫓던 형사가 쇼팽 콩쿠르현장에서 살해되었다는 건 그 안에 테러범 피아니스트가 있다는 말인데, 과연 베일에 감춰진 폭탄 테러범인 피아니스트는 누구일까요? 실제 피아니스트가 직업이기도 한 테러범 피아니스트는 과연 콩쿠르에 참석한 연주자일까요, 아님 관계자? 이 테러범 피아니스트의 존재가 바로 추리의 핵심이랍니다.

 

물론, 이를 통해 테러에 대한 문제를 작가는 고발하고 있죠. 당연하게도 테러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테러의 원인을 생각할 때, 테러란 그리 단순하지마는 않다는 것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 테러에 대한 반대 메시지가 이 소설의 진정한 축이 아니라, 음악이 갖는 힘이 소설의 진정한 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미사키의 연주가 또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던 테러와 폭력을 잠잠케 했던 기적과 같은 순간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랍니다(4권인 어디선가 베토벤은 바로 이 장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또 한 가지 재미난 점은 시리즈 2권인 잘자요, 라흐마니노프에 등장하였던 음대생들이 등장하고 있어, 졸업 후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게 해줘 반가웠답니다. 아울러 1권속에 등장하는 안녕, 드뷔시의 주인공 소녀 역시 잠깐 등장하여 반가웠답니다. 작가의 작품들이 갖는 또 다는 재미가 서로 별개의 시리즈, 별개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교차되어 언급되는 점이 작가 작품이 주는 또 다른 재미였는데, 이 시리즈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는 그런 점을 딱히 찾지 못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이처럼 같은 시리즈이지만 전혀 별개의 사건들 속에 등장하던 인물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그런 서운함을 달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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