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밀라 - 태초에 뱀파이어 소녀가 있었다
조셉 토마스 셰리든 르 파뉴 지음, 김소영 외 옮김 / 지식의편집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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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이지만 치명적인 여성 뱀파이어 소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조셉 셰리든 르 파뉴란 작가의 작품인데, 카르밀라라는 중단편소설집입니다. 책엔 세 편의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책 제목과 같은 여성 뱀파이어 소설 카르밀라, 신부와 원숭이 악령의 이야기 녹차, 악명 높은 판사가 만난 악령들 이야기 하보틀 판사, 이렇게 세 편의 소설입니다.

 

먼저, 작가는 1814년 태어나 1873년에 생을 마감한 19세기 작가입니다. 유령, 미스터리, 뱀파이어 소설 등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소설들을 발표한 호러 장르의 초기 작가로 꼽힌다고 하네요.

 

이 책에도 실린 카르밀라의 경우는 너무나도 유명한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에 많은 영감을 준 소설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드라큘라 이전에 카르밀라가 존재했네요. 드라큘라 백작보다도 더 원조격인 여성 뱀파이어 소설 카르밀라는 대단히 매혹적입니다. 당시 외딴 곳에서 외롭게 생활하던 소녀들의 애닮은 애환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게다가 아리따운 소녀들이 우정과 사랑 사이를 위태롭게 넘나들며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동성 간의 사랑을 엿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를 만난다는 기회가 한정되어 있음이 이런 사랑을 키웠을지도 모르겠고요.

 

카르밀라의 경우 뱀파이어의 판타지적 요소와 카르밀라’, ‘밀라르카’, ‘미르칼라등의 묘한 여성들이 만들어가는 미스터리 요소 역시 가득합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애너그램을 활용한 미스터리랍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초자연적 존재인 매혹적 여성 뱀파이어가 도사리고 있고요.

 

녹차하보틀 판사이 두 편의 소설은 비슷한 면이 많아요. 무엇보다 등장인물(제닝스 신부님, 하보틀 판사)들이 경험하게 되는 초자연적 현상이 정말 초자연적 현상인지, 아님 이들의 뇌가 만들어내는 정신착란인지 모호하게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는 초자연적 존재들의 등장으로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19세기에 뇌에 대한, 그리고 정신학에 대한 작가의 지식수준이 놀랍네요.

 

개인적으로는 카르밀라하보틀 판사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물론, 고전의 느낌이 나지만 그럼에도 오늘의 시선으로 바라봐도 손색이 없는 흥미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설 드라큘라에 많은 영감을 끼친 작품을 읽었다는 배부름이 있습니다.

 

세 편의 소설은 모두 헤셀리우스 박사가 기이한 현상들에 관해 수집한 논문에 담긴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형식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헤셀리우스 박사를 오컬트 탐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이 책을 통해, 카르밀라 라는 매혹적이지만 치명적인 뱀파이어 여성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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