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학교 -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뼈의 학교 1
모리구치 미쓰루.야스다 마모루 지음, 박소연 옮김 / 숲의전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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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학교, 제목만 놓고 본다면 왠지 호러와 판타지가 결합된 소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다. 과학을 좋아하는 이들의 에세이, 아니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뼈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에 대한 에세이다. 그렇기에 소제목이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전작이 있다. 물론 공저자 가운데 모리구치 미쓰루만의 책이지만 말이다. 그 제목은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란 제목의 책이다.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는 저자 모리구치 미쓰루가 생물에 대한 관찰과 기록 등 생물에 대한 사랑의 이야기, 그리고 사체를 줍게 된 이야기 등을 이야기하며 이 책 뼈의 학교보다는 그 범위가 포괄적이라면, 이 책 뼈의 학교는 보다 범위를 한정하여 사체를 줍고, 그를 통해 뼈를 복원하고 골격 표본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두 저자는 뼈를 사랑하는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이다(야스다 선생님도 과학 선생님인지는 잘 모르겠다.). 두 선생님의 뼈 사랑은 학생들에게도 전염되어 학생들 가운데는 동물 사체를 줍고 그 뼈로 골격 표본을 만드는 일을 사랑하게 되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 학교엔 뼈를 사랑하기에 사체를 줍고, 동물들의 골격 표본을 만들어 가는 동아리 아닌 동아리가 생기기 시작한다.

 

책은 바로 이 학생들과 만들어 간 15년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온갖 동물들의 골격 표본들을 만들어가는 뼈를 사랑하는 이들의 열정이 부럽다. 어쩌면 그러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이들이 부럽기도 하고. 뭔가를 사랑하고 뭔가에 깊이 빠져 공부하며 그 일을 하며 보낸 학창시절, 얼마나 귀한 시간일까? 그런 기회를 만들어 준 선생님들도 멋스럽고, 또한 학생들과 함께 그 열정을 공유하며, 학생들에게도 배울 수 있는 그런 멋스러운 선생님들을 둔 학생들이 부럽기도 하다.

 

뼈라는 사물이 주는 선입견은 으스스함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뼈를 진짜 만질 수 있음은 으스스함을 넘어서는 귀한 경외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린 시절, 친하게 지내던 간호사 누님이 사람 뼈라고 하며 엉덩이뼈를 보여줬던 기억이 있다(진짜 뼈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 당시 깜짝 놀라면서도 진짜 사람의 뼈를 만져볼 수 있다는 묘한 기대감에 손을 뻗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책 속 학생들이 이런 감정으로 뼈를 접하며 사랑하지 않았을까 싶다.

 

냄새가 진동하는 동물의 사체를 보면서도, 그 뼈를 복원하며 동물들에 대해 알아가려는 열정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 프라이드치킨을 먹고 그 뼈로 닭의 골격을 표본을 만들어 볼 정도로 뼈를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여다보면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게다. 아울러 뼈에 대한 막연한 느낌, 예를 들면 괴기스럽다거나 으스스하다는 선입견 역시 사라지는 부차적 이익(?)도 누리고 말이다. 책은 편하게 술술 읽힌다. 그러니 부담 없이 책을 들고 펼쳐보는 건 어떨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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