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락궁이야, 네 집을 지어라 모해 창작동화 1
안수자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모해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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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처럼, 우린 서양의 신화, 특히 로마 신화에 대해선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접하곤 하는데, 정작 우리의 설화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락궁이역시 부끄럽지만 처음 접했답니다. 감사하게도 작가의 신작 동화 한락궁이야, 네 집을 지어라를 통해 우리 설화 속 주인공인 한락궁이를 만나게 됩니다.

 

동화의 주인공 아리아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할머니의 빈자리 가득한 헌책방을 지킵니다. 사실 이곳 할머니의 헌책방은 아무도 책을 사러 오는 이가 없는 곳입니다. 책방의 책들은 할머니가 곳곳에서 주어온 책들인데, 아리아가 부끄러워할까 저어하여 책방이란 이름으로 아리아에게 책들을 읽히는 공간이랍니다. 조그마한 간판까지 세워놓고 말입니다.

 

책방 한쪽에 자리한 할머니만의 보물이 들어있다는 서랍을 열고 아리아는 그곳에서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됩니다. 할머니가 삐뚤삐뚤 적고 크레파스로 그려낸 그림이 가득한 책으로, <한락궁이야, 네 집을 지어라>란 제목의 책이랍니다. 바로 책 속에서 한락궁이란 소년이 튀어나오게 되는데, 아리아는 한락궁이와 함께 책 속으로 들어가게 된답니다.

 

돌아가신 엄마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환생꽃숨트일꽃을 찾아 길을 나선 한락궁이와 함께 아리아는 숨트일꽃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서천강을 건너 저승에 가기도 하고, 천년장자라는 못된 악당도 만나게 된답니다. 약초꾼 수피아를 만나 함께 동행이 되기도 하고요. 과연 아리아와 한락궁이는 숨트일꽃을 찾아 죽은 엄마를 살릴 수 있을까요? 아리아 역시 할머니가 다시 회복되길 바라는데, 할머니는 다시 회복되어 아리아 곁, 그 든든함의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까요?

 

동화의 전체적 분위기는 뭔가 잡히지 않는 꿈 속 이야기 같습니다. 꿈속처럼 자유롭습니다. 뭔가 이야기가 진행되는듯하다 갑자기 다른 장면으로 바뀌는 그런 꿈 속 풍경처럼 동화는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몽환적이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산만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 산만함 역시 상상이란 나래 속에서 맛보게 되는 산만함입니다.

 

또한 동화의 주제는 회복과 소생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가슴이 따스해집니다. 동화책을 덮을 때엔 어쩐지 삶 속에 동화를 통해 공급받은 회복의 에너지로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동화의 모체가 된 <서천꽃밭 한락궁이>란 설화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동화의 큰 힘 가운데 하나는 우리 설화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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