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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의 임진왜란 - 성장소설로 다시 태어난 쇄미록
황혜영 지음, 장선환 그림 / 아울북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황혜영 작가의 신작 역사동화 『열두 살의 임진왜란』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12살 여린 소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출발은 <쇄미록>이란 역사기록에서 시작됩니다. 그전에 미처 몰랐던 <쇄미록>이란 기록에 대해 동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쇄미록>은 조선 중기의 선비 오희문의 일기라고 합니다. 당시 임진왜란이 일어나 이곳저곳으로 피난을 다니며 경험한 일들을 기록한 역사자료입니다(그러니 오희문의 ‘난중일기’인 겁니다.). “초라하고 보잘것없다.”는 뜻을 가진 <쇄미록>이지만, 그 역사적 의의는 결코 보잘것없지 않습니다. 당시 전쟁 중에 겪는 민중들의 고난과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러한 <쇄미록>을 기반으로 창작한 역사 동화 『열두 살의 임진왜란』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열두 살 담이는 엄마가 정성껏 만든 혼례복을 양반 댁에 전하기 위해 심부름을 떠납니다. 그런데, 그만 그 사이 왜군이 마을에 쳐들어오게 되었고, 담이의 고향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버립니다. 고향마을이 왜군의 공격에 풍비박산 나게 되고, 부모님들 역시 죽고 맙니다. 오빠는 생사를 알 수 없고, 고모 댁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 담이는 우여곡절 끝에 동생을 만나지만, 동생은 결국 전쟁의 혹독함 속에서 죽고 맙니다. 담이 역시 죽음 직전에 찾아가게 된 마을에서 어느 양반 댁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됩니다.
과연 담이처럼 여리기만 한 열두 살 여아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요? 세상에 홀로 던져진 담이에게 혹 남은 혈육이 존재할까요? 혹 누군가 남아 있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까요?
동화는 전쟁의 참혹함을 물씬 느끼게 해줍니다. 아울러 그 끔찍함 속에서 작가는 여성의 고단한 삶을 그려내기도 하고, 신분제도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기도 합니다. 아울러 양반은 벼슬을 위한 학문을 해야만 하는지 아님 삶에 실제적 도움을 주는 학문을 해도 좋은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게 됩니다.
동화를 통해 무엇보다 전쟁의 참혹함을 느끼게 되며, 아울러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기록의 중요성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쇄미록>은 현재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096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쇄미록>은 국립진주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동화를 읽고 아이들과 함께 국립진주박물관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마침 내년(2021년) 3월 7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쇄미록>을 특별전시하고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